김 교수 이야기
김 교수는 수도권 어느 대학의 여교수다. 그녀는 다른 사람 눈에는 매우 바빠보이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녀는 미술 교수로서 학생들 앞에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니 마르크 샤갈이니 폴 고갱이니 하는 그럴듯한 이름들을 허공에다 대고 읊는다. 아니, '짖어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학생들은 교수님 말씀이라고 집중하며 그 짖는 소리를 녹음하거나 필기한다. 짖는 소리의 조그마한 변화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기록한다. 참 불쌍한 놈들 같으니라고.
그녀는 '강의'라는 이름의 개 짖는 소리가 끝나면 그녀의 사무실에 들어간다. 사무실에서 참고 문헌들을 뒤지거나 학생들 과제물을 보거나 한다. 그러고 나서 커피를 내려 뜨거운 커피를 즐긴다. 커피를 다 마실 때 즈음, 누가 사무실 문을 두드린다. 그녀의 짖는 소리를 듣던 어느 남학생이었다.
그녀는 신학기가 되면 꼭 하는 일이 있다. 새로 온 학생들을 눈으로 빠르게, 마치 스캐너가 스캔하듯이, 체크하는 것이다. 그녀는 여학생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녀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은 남학생들이다. 그것도 체격이 좋고 외모도 반반한 남학생들이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더 좋지만 둘 중에 하나만 만족해도 OK다. 교수로서 그녀의 주된 관심은 학문이라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그녀의 관심사는, 오로지 싱싱한 남학생들의 새로운 '맛', 바로 그 것을 즐기는 것이다. 신학기 시작하는 날에는 그녀가 꼭 줄자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그녀를 잘 만족시키는 남학생들은 김 교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물론 그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 교수는 껌 씹다가 단물이 다 빠지면 바로 뱉어버리는 그런 여자니까.
반응 좋으면 2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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