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900원 애호박이 3천원"…추석 차례상 덮친 고물가에 시름

profile
타마시로티나 연예인

https://namu.news/article/1753381

 

음식 가짓수 줄이고 '떨이 상품' 사고…상인들 "장사 안 돼 주문 줄여"

 

9b3f054e6453f5b7741512edc645868959db3daccc09b4e673ca2d2851439017.jpg

 

"얼마 전만 해도 하나에 900원 하던 애호박이 지금은 3천원이 넘어요. 작년보다 차례 지내는 데 돈이 배는 더 들게 생겼어요."

추석을 앞두고 채소·과일 등 식품 물가가 폭등하면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은 평균 31만7천142원으로 작년보다 6.5% 증가했다고 조사됐지만, 7일 서울의 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체감 물가는 훨씬 더 올랐다"고 했다.

이날 오전 마포구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신현숙(57)씨는 1.7L짜리 간장을 보여주며 "저번 추석엔 6천원도 안 했던 건데, 오늘은 9천 원에 샀다"며 "전을 부치려면 최소 달걀도 두 판은 필요한데 달걀값으로만 2만원은 쓰게 생겼다"고 말했다.

33년째 차례를 지내고 있다는 주부 김모(60)씨는 "원래도 명절에는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올해처럼 물건을 집을 때마다 놀라보긴 처음"이라며 "차례상에 올릴 만한 사과나 배는 한 개에 5천 원이 넘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형마트보다 상차림 비용이 저렴하다는 전통시장에서도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기가 무섭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영등포시장의 한 청과물 가게에서 과일을 살펴보다 발길을 돌린 한 시민은 "1천원이면 피망을 3개 샀는데, 오늘은 3천원에 2개를 샀다"고 말했다.

광장시장에서 장을 보던 주부 황영숙(67)씨는 "가격이 올랐으면 질이 최소한 그대로여야 하는데, 오히려 질은 떨어지고 양은 줄었다"고 했다.

 

e2c625e7e165e1363b6a7f4c5416086b9bd6112afa91a0cd3de0fee1d8532627.jpg

 

차례상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음식 가짓수를 줄이고 온·오프라인에서 '떨이 상품'을 사거나, 아예 차례를 건너뛰기도 했다.

결혼 2년 차 직장인 허모(32)씨는 "과일은 사과, 배, 감 딱 3가지만 올리고 생선도 3가지에서 1가지로 줄이기로 했다"며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추석 연휴 하루 전에 대형마트가 깜짝 세일할 때 사려고 한다"고 전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제사를 안 하게 돼 처분한다"며 제사용품을 판매한다는 글이 2주간 20여 개 올라왔다.

선물용으로 들어온 과일 선물 세트를 재판매한다는 글도 2∼3분에 한 번꼴로 올라왔는데, 올라오자마자 게시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평균 거래 가격은 3만∼4만 원으로, 마트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새 상품보다 저렴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인들은 '대목'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손님이 더 줄지는 않을까 우려가 앞서는 듯했다.

광장시장에서 50년간 떡집을 한 오모(81)씨는 "물건을 많이 떼다 놔도 어차피 안 팔릴 것 같아 이번 추석에는 발주량을 3분의 1로 줄였다"며 "떡도 재료비가 많이 올라서 재고가 생기면 큰일 난다"고 손을 내저었다.

영등포시장의 과일가게 사장 이옥주(63)씨도 "작년 추석보다 사람들이 덜 와서, 물량을 작년 대비 30% 적게 주문했다"며 "그나마 좀 나가는 배, 사과, 샤인머스캣 위주로 진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댓글
2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