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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 담양 용마루길&보리암

전향자

 

담양.

대나무가 유명한 곳.

그래서 맛집들도 모두 대나무통밥이 유명하고

유명한 관광지도 모두 대나무와 관련된 곳들이다.

나 역시 그런 곳을 먼저 다녔다.

 

그런데 담양이라는 동네의 진짜 매력은 오가는 길목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곳들은 입장료도 없다.

 

담양지역을 2박 3일동안 관광하면서 눈에 먼저 띈 것은 먼곳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용마루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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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하자면 그저 길게 이어진 산책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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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나긴 용허리를 건너고 나면 산책 코스가 끝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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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으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니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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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용마루 길을 걷다보니 반대편 산 중턱에 뭔가가 보였다.

암자같은 느낌이었는데 자세한 정체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용마루길을 뒤로 하고 반대편으로 넘어가봤다.

 

산 이름은 추월산이라고 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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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용마루길에서 본 암자는 바로 '보리암'

(흔히 보리암이라고 하면 남해에 있는 명소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당연하겠지만 추월산에 있는 보리암은 다른 보리암이다.)

 

추월산 등산도를 대충 보니 보리암까지 대충 1km.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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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등산로로 진입하면서 보리암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보니 추월산 입구쯤에서 뭔가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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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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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전적지였다.

과거 이 땅이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유린당할때

황제가 강제 퇴위당하고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 해산 당하는 엄혹한 정세.

이를 극복하고자 분연히 일어났던 1907년의 정미의병의 의기가 바로 이곳 추월산에 있었다.

(전공이 역사인지라 이런 걸 보면 잘 지나가지 못한다.)

 

잠시 묵념을 하고 다시 보리암을 향해 걸었다.

 

휴. 근데...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1km...

이것이 산으로 펼쳐지면 어찌되는지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죽을뻔했다.

그렇게 한참 가다보니 뭔가가 다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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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더 가라는 팻말이었다.

많이 온것 같았는데...

 

그래도 이대로 포기하기는 아쉬움이 컸다.

물론, 목표를 조금 줄이기로 했다.

처음에는 추월산 정상도 생각해봤는데 깔끔하게 포기하고 보리암까지만 가기로했다.

 

다시 또 부지런히 걷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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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각이 들었다.

되돌아보면 담양에는 김덕령 장군의 유적이 엄청나게 많다.

생가부터 시작해서.

하지만 대부분의 유적지는 거의 방치 수준이었다.

 

수백 년전 분연히 일어난 이 땅의 영웅인데 지금 우리는 너무 쉽게 그들을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씁쓸함을 느끼며 조금 더 올라갔다.

그러자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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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보였다!

 

또 입구에는 정말 착하게 약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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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몇 번이나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렇게 내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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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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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정말 작았다.

경내에 들어서서 절안을 조심히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뒤를 돌아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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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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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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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이라는 말은 이럴때 사용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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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위대한 절경이 아닐 수 없다.

이 감동을 나의 사진 기술이 너무 조잡하여 제대로 담아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보리암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온 보람만큼은 강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곳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아할 뿐이었다.

끝으로 가을에 왔다면 더 엄청났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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