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안세영, 최고 권위 전영오픈 2년만에 정상 탈환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3·삼성생명)이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 4개 국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2-1(13-21 21-18 21-18)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3년 이 대회에서 한국 여자 단식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지난해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털고, 2년 만에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32강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 16강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를 연달아 꺾으며 결승에 올라, 왕즈이마저 제압하면서 올해 들어 20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4강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던 안세영은 결승전에서도 이전보다 둔탁한 움직임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체력 소모가 누적된 탓인지 1게임을 13-21로 내줬다.

2게임에서도 중반까지 왕즈이에 끌려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끈질긴 수비와 집중력을 발휘해 18-18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42번의 긴 랠리를 스매시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게임은 체력전으로 전개됐다. 경기 내내 안세영의 수비를 상대하던 왕즈이가 지친 기색을 보이며 범실을 쏟아냈고, 결국 안세영이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지난해 준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안세영은 올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제패하며 올해 열린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전영오픈은 1899년 창설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배드민턴 대회로, 그 권위와 전통을 감안하면 이번 우승의 의미는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