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시간외주가 급락 … 블랙웰 지연이 '직격탄'

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매출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다만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우려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CNBC,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분기에 300억달러(40조원)의 매출과 0.68달러(909원)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 287억달러와 주당순이익 0.64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전보다는 매출이 122%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이어 3분기(8~10월) 매출은 3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전망치 317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75.7%로, 시장예상치 75.5%보다 약간 높았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75%로, 시장전망치 75.5%보다 낮았다.

AI 프로세서를 포함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급증한 263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 252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로,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매출 가운데 37억달러는 네트워킹 제품 사업에서 나왔으며 게임부문 매출은 16% 늘어난 29억달러로, 예상치 27억달러보다 많았다.

엔비디아는 기존 AI 칩인 호퍼(Hopper)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면서 새로운 AI 칩 블랙웰(Blackwell)을 4분기(11~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블랙웰의 출시 지연 우려에 대해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블랙웰 칩 샘플을 출하했고, 제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을 변경했다"며 "4분기에 블랙웰에서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호퍼 칩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며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5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2.10% 하락 마감한 엔비디아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4% 안팎으로 하락 중이다. 한때 8%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2분기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예상치는 웃돌았지만, 이전보다 상회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 매출의 경우 예상치와 실적간 격차가 6개 분기 만에 가장 적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공개한 3분기 매출 전망은 최상단 예상치에 못 미쳤고, 폭발적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월스트리트가 목표를 더 높이도록 유도하면서 엔비디아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