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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女帝' 안세영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어" ‥ 金 따고 '폭탄 발언'

뉴데일리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에 11번째 금메달을 안긴 '배드민턴 여제(女帝)' 안세영(22)이 우승의 감격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떠나고 싶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팀과 계속 같이 가기 어렵다"는 안세영의 말은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통제하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훈련하지 않더라도 자격만 된다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한국 배드민턴계를 주름잡는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정면으로 저격한 발언이었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은 지난 5일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으로 꺾은 뒤 믹스트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불거졌다.

먼저 "꿈이 이루어지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행복하다"며 "이제 숨이 쉬어진다"고 가슴 벅찬 심경을 전한 안세영은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키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우승까지 오는 여정에 가장 생각나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 무릎 부상 때문에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트레이너 선생님, 코치님과 싸우고 울고 이런 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떠올렸다.

이어 "부상 때문에 매 순간 두려웠고,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며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이건 나을 수 없었다. 안일하게 생각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실망했다"는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국제경기에서 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속한 협회와 대표님을 대놓고 비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놀란 기자들이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며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 보니 (무릎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 계속 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덧붙였다.

기자들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안세영은 "얘기를 잘해봐야겠지만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며 "한국 배드민턴의 발전과 저의 기록을 위해 (개인 자격으로) 나가고 싶지만, 이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선수들의 자격이 박탈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을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게 되는 것은 선수들에게 야박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세영은 "저는 협회가 모든 걸 막고 있다고 본다"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금메달이 하나 밖에 안 나온 결과를 두고 협회가 한 번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는 쓴소리를 남겼다.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운영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한 안세영은 6시간 뒤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 선수에게 '이번이 기회다'라고 말할 것만이 아니라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관리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8년부터 협회에 대한 '작심 발언'을 준비했다"고 밝힌 안세영은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며 "제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제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훈련시키는 방식이 단식과 복식별로 달라져야 한다"며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뉘어야 하고 훈련 방식도 각각 체계적으로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식 선수들은 개개인의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지 않나 싶다"고 진단한 안세영은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 순위였다"며 대표팀의 차별적인 운영 방식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대만처럼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안세영은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 1년 365일 동안 똑같고, 배드민턴 훈련 방식도 몇 년 전과 똑같다"며 "훈련 방식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크다"고 주장했다.

안세영은 "부상이 안 오게 훈련하든지, 부상이 오면 제대로 조치해주든지 해야 하는데 부상은 오고, 훈련은 훈련대로 힘들고, 정작 경기에는 못 나가는 식"이라며 "협회와 체육계 관계자들 모두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직후 개인 SNS를 통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상상과 다르게 저의 인터뷰에 다들 놀라셨죠?"라며 앞선 기자회견에서 협회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추가 설명했다.

안세영은 "일단은 숙제를 끝낸 기분에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제 인터뷰가 또 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다"며 "참 제 서사는 고비고비가 쉬운 게 없다"고 말했다.

"먼저 저의 올림픽 출전을 응원해 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그 끝에 (협회의)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고 밝힌 안세영은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드리고 싶었다.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하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며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안세영이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훈련 중 발목을 접질려 자칫 대회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었다.

안세영은 한방치료를 비롯한 적극적인 대처를 원했지만, 대표팀 수뇌부가 상대팀에 정보가 넘어가면 안 된다는 이유로 '그냥 조용히 넘어가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휴식을 취하던 안세영은 '마냥 쉴 수는 없다'며 조치를 요구했고, 결국 한국에 있는 한의사가 급하게 프랑스 파리까지 날아오게 됐다고.

이 발목 부상을 둘러싼 협회와 대표팀의 미온적인 대처가 결국 안세영의 은퇴 시사 발언을 촉발한 하나의 계기가 됐다는 게 보도의 골자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06/20240806001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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