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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 사라지지 않도록"…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신설

뉴데일리

국립극단은 민간 극단과 상생하고 더 많은 관객들에게 뛰어난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24 기획초청 Pick크닉'을 처음 선보인다.

앞으로 3년간 여름·겨울 시즌 동안 이어질 '기획초청 Pick크닉'은 국립극단이 직접 고른 작품들을 관객 앞에 즐거운 소풍처럼 펼쳐 보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민간극단에 제작비를 지원하고 명동예술극장의 제반 시설과 무대 사용을 제공한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공연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관객을 만나지 못하면 그 생명력을 잃는다"며 "뛰어난 작품들이 잠시 반짝였다 사라지지 않도록, 더 많은 관객 앞에서, 더 많은 무대 위에서 계속 숨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립극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기획초청 Pick크닉'의 첫 시작으로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가 선정됐다. 세 작품은 대중소설, 구술문학, 판소리에 근간을 두고 우리말의 번뜩이는 재치와 정다운 솜씨가 돋보인다.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김말봉 원작, 정안나 연출)는 8월 18~25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공연 당시 대학로에 '통속마니아', '통속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소위 '통속붐'의 팬덤을 만들어냈다. 그해 한국연극 베스트 7, 공연과 이론 올해의 작품상,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 연출부문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1930년대 스스로를 '통속소설 작가'로 칭하며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소설가 김말봉의 생애와 그의 소설 '고행', '찔레꽃', '화려한 지옥'을 만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남성 중심의 근현대 문화예술사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일궈낸 여류작가 김말봉을 최초 조명한다.

1930년대의 무성영화의 변사이자 언어유희가 전문인 만담가로서 김말봉과 그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해설자들을 등장시켜 세 편의 이야기 흐름에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만담꾼 변사 두 사람이 주고받는 찰떡같은 호흡도 극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극단 수수파보리의 정안나 대표가 대본을 재창작하고 연출했다. 2022년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남명렬을 비롯해 김영선·김정우·이한희·신정은·이진철·김하진·안병찬·임윤호·이태희·김단경이 출연한다. 8월 18일 공연 종료 후에는 드라마터그 배선애의 사회로 예술가의 대화를 진행한다.

이어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진주 작, 김희영 연출)이 8월 31일~9월 8일 공연된다.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연출상·연기상·최우수연기상 등 4관왕을 차지했으며, 제8회 이집트 샬름엘셰이크 국제청년연극제 대상·연기상 수상, 제12회 루마니아 바벨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은 작가 진주가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 배소고지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 생존자 200여 명의 구술기록을 토대로 창작한 작품이다. 역사의 전면에서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로 전쟁을 복기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쟁 극들과 차별화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희 물집 화상',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등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무대 언어로 그려온 김희영이 연출을 맡았다. 황세원·임정은·서미영·임다은·김승환·윤일식·김솔빈·김동하·오준석·김윤서·조희윤, 안선하, 박지수가 출연한다. 9월 19일에는 공연 이야기를 창작진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가 '2024 기획초청 Pick크닉'의 마지막을 9월 13~14일 장식한다. '노인과 바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동명소설을 판소리로 재창작했다. 스스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대본과 작창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로 이자람이 원작의 각색에 참여했다

'노인과 바다'가 시작되면 이자람은 특별한 장치가 없는 휑한 무대에 돗자리 하나를 깔고 고수와 함께 등장한다. 쿠바의 어촌에 얹은 판소리 가락 안에서 이자람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넘실대는 파도, 팽팽한 낚싯줄, 청새치의 숨통을 끊는 작살 등을 소리로 관객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낸다.

2시간여를 바닥에 앉아 북을 치는 고수의 역할은 '노인과 바다'에서 핵심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전 무형유산 판소리 고법의 박근영이 고수로 이자람과 호흡을 맞춘다. '죽음과 소녀', '추물/살인'으로 제51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박지혜가 연출하고,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시노그래퍼로 참여했다.

'2024 기획초청 Pick크닉'은 오는 22일부터 국립극단과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세 편의 공연을 패키지로 구매하면 50%의 할인율을 제공한다. 패키지 구매는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7/19/20240719000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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