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글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날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42건 가운데 18건에 대해서는 작성자를 검거해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나머지에 대해 IP 추적 등을 통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오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축제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인천경찰청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전술팀과 폭발물처리반(EOD) 등 특공대 6명, 장갑차를 축제장 인근에 배치할 예정이다.
경북 구미에서는 이날 새벽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라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쓴 10대 미성년자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과 특정 학교를 거론하며 "정문 앞에서 5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작성한 미성년자가 각각 검거됐다. "내일 밤 10시 한티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은 범행 전 자수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 하남시에서는 10대 중학생이 "미사역 일대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게시글을 썼다가 경찰에 검거됐으며,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미성년자도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경산 소재 대구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칼부림을 예고한 20대 B씨는 경찰의 추적에 5시간 만에 덜미를 잡혔다. B씨는 "대구대 롤로노아 조로 삼도류 칼부림 예고한다. 다 덤벼라"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잠실역과 강남역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한 글도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소재지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잇단 '묻지마 살인'에 이어 이를 모방한 살인 예고 게시글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자 엄중 처벌 방침을 세웠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자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살인예고글에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경찰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해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개 장소에 경찰관 1만2000여 명을 배치해 순찰하기로 했다.
또 전국 15개 시·도경찰청에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27명도 배치할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며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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