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371241?sid=104
1912년 침몰 타이태닉호 희생자 스트라우스 부부
고손녀 웬디 러시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업체 운영
남편 겸 동업자 스톡턴 러시, 잔해 탐사 중 실종
美해군, 잠수정 출항 얼마 후 인근서 파괴음 감지
“잠수정 ‘내파’로 탑승자 전원 사망한 듯”
1912년 타이태닉호 일등석에 올랐다가 숨진 이시도어와 아이다 스트라우스(왼쪽) 부부. 타이태닉호 승객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이들로 꼽혔던 스트라우스 부부는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타이태닉호에 남아 한날한시 눈을 감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 부부의 고손녀 웬디 러시(왼쪽에서 세번째)는 남편인 스톡턴 러시(맨 오른쪽)와 1986년 결혼해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업체 ‘오션게이트’를 운영했는데, 남편 스톡턴은 18일 다른 탑승객 4명과 타이태닉호 관광을 위해 잠수정을 타고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실종 사흘 만인 22일 스톡턴을 포함한 잠수정 탑승객 5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웬디 역시 최근 2년간 총 3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를 마친 바 있다. 오션게이트 자료사진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에 나섰다 사망한 잠수정 업체 최고경영자(CEO)의 부인은 111년전 타이태닉호 침몰 사망자의 후손이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CEO 스톡턴 러시(61)의 부인이자 오션게이트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웬디 러시가 타이태닉호에서 숨진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라고 보도했다.
이시도어와 아이다 스트라우스 부부는 1912년 타이태닉호 일등석에 올랐다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다.
당시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로, 타이태닉호 승객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이들 중 한명으로 꼽혔던 이시도어는 부인과 함께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타이태닉호에 남아 한날한시 눈을 감았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시도어는 구명보트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탑승을 거부했고, 아이다는 그런 남편 곁에 남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마지막 순간 이들 노부부는 서로를 꼭 붙든 채 갑판에 선 모습으로 물에 잠겼다고 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1997)에서는 노부부가 침대에서 서로를 껴안은 채 최후를 맞는 장면으로 그려졌다.
이시도어의 시신은 사고 후 2주 만에 수습됐지만, 아이다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타이태닉호 잔해는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40㎞ 떨어진 대서양 해저 3840m 지점에서 발견됐다.
웬디는 그 다음 해인 1986년 스톡턴과 결혼했으며, 최근 2년간 총 3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를 마쳤다.
그러나 웬디의 남편이자 오션게이트 CEO인 러시는 18일 타이태닉호 탐사를 위해 잠수정 ‘타이탄’을 타고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가 1986년 수중 탐사 때 촬영해 2023년 2월 15일 공개한 타이태닉호 잔해. 타이태닉호 뱃머리가 보인다. 2023.2.15 WHOI/AFP 연합뉴스
1912년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는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40㎞ 떨어진 대서양 해저 3840m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디스커버리채널과 RMS타이태닉이 후원하는 공동 탐사대가 2023년 6월 초 촬영한 타이태닉호. 뱃머리 난간이 보인다. 20236.6.20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를 비롯,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겸 탐험가 해미쉬 하딩(58),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77),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등 5명이 탄 잠수정 타이탄은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됐다.
세계 각국이 실종 잠수정 수색에 동참했으나, 탑승자 전원 사망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실종 나흘 만인 22일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으며, 잠수정에서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가 발생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
해안경비대는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이같이 결론내렸다.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잔해물들은 이 선박에서 재앙적인 내파가 발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앞서 수색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쿵쿵’거리는 수중 소음이 탐지돼 실종자들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희망이 부풀기도 했지만, 탐지된 소음과 타이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안경비대는 탑승자와 잠수정을 회수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신 발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저 아래 해저는 엄청나게 힘든 환경”이라며 잘 모르겠다고 모거 소장은 답했다.
2023년 6월 18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약 640㎞ 떨어진 바다에서 해저 3840m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잠수정을 타고 내려갔다 실종된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61). 잠수정에는 러시를 비롯해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겸 탐험가 해미쉬 하딩(58),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77),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실종 나흘 만인 22일 탑승자 전원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해안경비대는 잠수정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잠수정이 출항한 지 몇시간 만에 파괴음이 감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타이탄 실종 직후 미 해군의 탐지 시스템은 해저에서 내파 또는 폭발로 의심되는 소리를 감지했으며, 관계자들은 이를 즉시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파괴음이 들려온 곳은 이날 타이탄의 잔해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곳이었다고 한다.
미 해군의 한 고위 관리는 “해군은 즉시 음향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 시점에 타이탄 잠수정이 운행하던 부근에서 내폭 호는 폭발로 보이는 비정상적 현상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진행 중이던 수색·구조 임무 지원을 위해 해당 정보가 지휘관과 즉시 공유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해군은 국가안보 문제가 있는 만큼, 파괴음을 감지한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