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모교에 붙은 대자보 "이런 대통령 어떻게 믿고 군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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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경북대 복지관에 채상병 특검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 조정훈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이른바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대학 후배들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오는 25일 상경해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돼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22일 경북대학교 동아리 '오버더블랭크(Over The [ ])'는 22일 경북대 복지관 등 15곳에 '국군 장병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은폐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가 부당한 지시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21살의 청년을 외면했다"며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대통령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무시·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채 상병 사망사건은 '대한민국 군대'라는 곳이 우리를 강제 징병했음에도 우리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부조리하고 후진적인 곳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사건"이라며 "지금도 억울하게 사람이 죽고 그 죽음이 은폐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최고 권력인 대통령도 '일개 장병의 죽음으로 사단장이 날아가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는 무책임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채 상병 사망사건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으로 마무리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은 "채 상병 사건이 이대로 유야무야된다면 군 장병의 안타까운 죽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생·청년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진영 논리나 정쟁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서 밝힌 이유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기 때문에 특검법을 거부했다고 하지만 대한변협에서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2명을 추리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공수처 수사가 미진하면 그때 특검을 하자라는 주장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달 뒤면 수사의 핵심인 '대통령실 통신 기록'이 사라지는데 그때까지 수사가 끝나고 공소가 될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지명한 공수처장이 들어와 수사가 왜곡되고 방해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특검 통해 진실 밝혀야"
학생들은 "수사 대상자인 대통령이 경찰, 검찰, 공수처장까지 임명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데 이게 공정이냐"며 "대통령의 거부권을 우리가 다시 거부하고 295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찬성' 표결을 요구하자"고 말했다.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는 김상천 학생은 "채 상병 특검만큼은 반드시 수용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거부권을 행사해 많은 좌절과 절망감을 느꼈다"며 "이런 대통령을 어떻게 믿고 군대에 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신상헌 학생은 "대통령 본인이 관련된 의혹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부에서 수사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특검을 대통령이 수용할거냐 안 할 거냐가 아니라 무조건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채 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오는 25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해병대원 특검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