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하므로 불이행" 문형순 서장 국립묘지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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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 제주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문형순 서장의 안장식이 거행되는 모습 (사진, 경찰청)
60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국립묘지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오늘(10일) 경찰청 주최로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국립제주호국원에서 고 문형순 전 서장의 안장식이 거행됐습니다.
독립운동에 투신한 문 전 서장은 해방 뒤 2년이 흐른 1947년 경찰에 입직했습니다. 4.3 광풍이 몰아친 1949년에는 모슬포경찰서장을 지냈습니다.
1949년 문 전 서장은 좌익 혐의로 수많은 모슬포 주민들이 처형될 위기에 놓이자 이들에게 자수를 권유했습니다. 100여 명이 자수하자 전원 훈방했습니다.
또 1950년 성산포경찰서장 재직 때 계엄군의 예비검속자 총살 명령을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거부해 295명의 생명을 지켰습니다.독립운동과 무고한 도민들의 목숨을 지킨 공로로 경찰청은 문 전 서장에 대한 국가유공자 서훈 추진을 1963년부터 추진해 왔습니다.
문 전 서장은 1953년 경찰을 퇴직한 이후로는 자녀 없이 쓸쓸한 노년을 보내다가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경찰청은 문 전 서장 사후에도 그의 독립운동 기록 들을 모아 보훈당국에 모두 여섯 차례 서훈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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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형순 서장
서훈 신청 자료에 나온 인물이 문 전 서장인지가 분명하지 않고, 당시 독립운동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6.25 전쟁 당시 지리산전투경찰대에 근무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7월 6.25 참전 유공자로 서훈을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문 전 서장이 세상을 떠난 지 57년 만이자, 경찰이 서훈을 추진한 지 60년 만인 지난해 12월 참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문 전 서장은 국립묘지인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잠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문 전 서장은 제주시 오등동 민간묘지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안장식에 참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추도사에서 “영웅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경찰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더욱 뜻깊다”고 말했습니다.
이충호 제주경찰청장도 도민들을 위해 불의, 부당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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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 제주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문형순 서장의 안장식이 거행되는 모습 (사진, 경찰청)원본보기
고 문형순 서장 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