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등판 가능성에 여전히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의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20년 교분 관계'를 언급함으로써 '윤-한 관계'에 대한 견해가 분분하다.
10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과의 갈등설을 일축한 발언을 두고 '유화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그래도 한동훈'과 '한동훈은 이제 안 된다'라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결국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총선 전 한 전 위원장 사퇴 요구설과 소원해진 관계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바로 그 문제는 풀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해는) 해소를 했고,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에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과의 향후 회동 계획에 대해서는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며 "선거 후 본인도 많이 좀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할 것 같아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것이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워장을 맡은 조정훈 의원은 10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대통령 쪽에서는 가장 폭넓게 너그럽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오해라고 한 건 저는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은 한 위원장에게 넘어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덕담에 한 전 위원장이 화답할 순서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가장 고마워할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라며 "두 분이 만나서 오해를 풀고 또 국민의힘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리라 짐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고 개인기로서는 거의 최고"라며 "선거를 이끌면서 소진된 부분을 채우고 업그레이드 돼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도리어 '정치인 한동훈' '20년 교분'을 언급함으로써 관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두 분의 관계는 거의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진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정치인 한동훈'을 재확인한 대목에서 "남 얘기하듯이 이례적인 덕담 느낌"이라며 "'잘 가' 뭐 이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전당대회 선출 규정과 시점을 둘러싸고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 대표 선출 시점이 늦춰질수록 한 전 위원장의 '몸 풀기'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르면서 유력 당권 및 대권 주자들은 '전당대회 지연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벌써 원내대표 선출하는 것도 일주일이나 늦어졌다"라며 "최대한 성실하게 하고 지체 없이 할 테니 시기를 우리한테 맡겨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지연으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에는 "누구 특정인 때문인 것은 아니다"라며 "시간에 쫓겨서 하는 것보다 분명하게 여론 수렴을 하고 협의해서 이의가 없도록 해 나가야 한다. 아니면 나중에 또 고칠 수도 없고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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