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호주 외교·국방장관 "오커스 첨단군사역량 개발에 韓 참여 논의"

한국과 호주가 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제6차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열고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의 '필러(pillar)2'와 한국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는 '필러 1'과 '필러2'를 추진하고 있다. 필러1은 미국·영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을 제공하는 1단계 협력이며, 필러2는 자율무기·극초음속미사일·양자컴퓨팅·사이버안보 등 8개 분야에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2단계 협력을 의미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2+2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회원국들이 한국을 오커스 필러2 파트너로 고려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한국의 국방 과학·기술 능력은 필러2의 발전 및 지역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차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도 "아시다시피 오커스(필러2)는 기술공유협정이며 안보동맹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분명히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가치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로 우리는 이미 기술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스 부총리는 이어 "오커스 필러2의 발전에 향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 관련해서도 그런 기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도 "양측은 (한-호주 간) 전략적 연계성 제고가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양국 간 및 유사 입장국과의 국방 협력 강화를 뒷받침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한국은 오커스 국가들이 오커스 필러2 선진 역량 프로젝트와 관련 추가 파트너국들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음을 환영했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은 한일 관계 개선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높이 평가하며 정부 간 협력 및 1.5 트랙 인태 대화를 통해 한국-호주-일본 3자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국 측이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표명하자, 호주 측은 신흥 기술, 보건,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보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환영했다.

또한, 양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항해·상공비행의 자유와 평화·안보·안정 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역내 안보·번영에 있어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양국은 양국 간 군사훈련을 확대해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상호호혜적 방산 협력을 지속 발전시키는 등 국방 및 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해 역내 평화와 안정의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 장관은 "작년 호주에서 진행된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에 한국군이 대규모로 참여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고, 호주군은 한국의 '프리덤쉴드' 훈련에 참여해 한국의 유사시 대비 태세와 전쟁 수행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말스 부총리도 "양국의 협력 관계가 전반적으로 깊어지고 있고 특히 국방 분야에서 그런 것을 보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군은 (호주에서 열리는 다자 훈련인) '피치 블랙', '카카두', '서던 재커루'(미국, 호주, 일본 3국 연합훈련)에 참여(참관단 파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