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15분 가량의 모두발언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한 것을 두고 이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회동 중 일어난 '굴종 외교 논란'이 재연됐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대표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기시감이 들지 않나"라며 "(이 대표가) 싱 대사를 만났을 때, (싱 대사가) 일방적으로 준비된 서류를 읽었고, 이 대표가 계속 듣기만 해 국민적 비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약 15분간 읽으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당시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채 상병 특검법 수용' 등을 언급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꺼낸 이 대표의 요구사항이 과거 이재명-싱하이밍 외교 논란과 겹쳐 보인다고 지적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주한 중국대사관저에서 싱 대사가 이 대표와 만찬 회동 도중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그런 베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싱 대사의 강경 발언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난 3월 충남 당진 지원 유세 당시 정부의 대중국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왜 중국을 집적거려요. 그냥 셰셰(謝謝·중국어로 고맙다는 뜻),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를 두고 "의도적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대승을 한 거대 야당의 대표라는 존재감을 보이기 위한 정치적 액션을 보이지 않았나 판단한다"며 "그것을 통해 본인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취재진에게 다 공개했고, 그 주제를 언론이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간 중대한 부패 범죄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국민적 비난이 컸다"며 "(윤 대통령도) 야당 대표와 회담에서 불편을 느꼈고, 영수회담 형식은 야당 대표에게 사법적 면죄부를 부여하는 듯한 잘못된 시그널이 갈 수 있다는 비난도 많았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를 통해 협치하겠다는 국정 기조에 대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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