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전 보훈처장 별세…6년3개월 재임 역대 최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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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갈등 빚기도
▲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강릉출신 박승춘(朴勝椿) 전 국가보훈처장이 25일 오전 8시50분쯤 속초에서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6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947년 강릉 옥계에서 태어나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 육사(27기)를 졸업하고 군내 대표적인 북한 정보 전문가로 활동했다. 합참 전투정보과장·군사정보부장·정보본부장을 역임했고 12사단장 등 도내 주둔 부대의 야전 지휘관도 지냈다. 2003년 제55주년 국군의날 행사 때에는 제병지휘관을 맡기도 했다.
합참 정보본부장(육군 중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당시 북한 해군이 우리 해군에 보내온 교신 내용을 일부 언론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기무사 조사를 받은 뒤 자진 전역했다.2005∼2007년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2010년 안보 교육을 목적으로 한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를 조직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2월 국가보훈처장(차관급)에 임명된 데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돼 2017년 5월까지 역대 최장수인 6년 3개월간 재임했다. 국가보훈처장 재임기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해 야당의 반발을 샀고, 5·18단체들에 가로막혀 기념식장 참석을 저지당하기도 했다.
2015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다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해 6·25 행사에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11공수여단의 광주시가행진을 추진하다가 다시 한번 민주당과 5·18단체들로부터 격한 비난을 받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보훈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정원 지원을 받아 안보 교육용 DVD를 제작, 보급한 것이 '편향적인 정치교육'(국정원법 위반)이라며 불구속기소돼 2020년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사면·복권됐다. 1970년대 전방 소대장 근무 시절 고엽제 살포 후유증으로 암에 걸려 오랜기간 암투병 끝에 2019년 1월 보훈대상자(상이군경)로 인정됐다.
유족은 부인 김남순씨와 사이에 1남1녀.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 발인 28일 오전 9시, 장지 국립서울현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