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서로 '우군'이라는 입장이지만 두 정당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민주당이 세력 확대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해 "협력 관계는 맞지만 파트너는 아니다"라며 "상당 기간 서로 협력은 하겠지만 당장 합당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는 '몰빵론'을 재차 강조하며 조국혁신당을 견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어렵다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에 나와 조국혁신당이 우군이라면서도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을 한 박지원 후보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후보들에게 "타당 지원 행위를 엄중 처벌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돌렸는데 조국혁신당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국혁신당도 민주당과 합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이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독자적 세력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국민의미래 29.8% 조국혁신당 27.7%, 더불어민주연합 20.1% 순이었다.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을 7.6%포인트 차로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밖에서 앞선 것이다. 이어 새로운미래 4.6%, 개혁신당 4.1%, 녹색정의당 3.1%, 자유통일당 2.8%, '기타 정당' 1.9%, '없음'은 5.9%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조국혁신당은 목표 의석을 상향 조정했다. 거듭 10석 확보가 목표라고 했던 조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기본소득당 또는 사회민주당 등과 공동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일은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라며 "20석까지 바라는 것은 과욕이라고 생각하나 10 플러스 알파 정도를 얻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몸집이 커질 경우 민주당 내부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조 대표를 구심점으로 세력을 키워 이 대표 체제에 대항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이번 총선이 끝난 뒤를 전제하며 "이재명 가고 조국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는 이유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실망이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권 민주당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중도층이나 민주당 지지층들 사이에서도 원칙과 기준이 사라진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며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조국혁신당을 향한 지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4.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26/20240326002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