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임원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주에도 간부들의 줄소환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의 사직과 전공의 면허정지 등 변곡점을 맞는 시점에서 최근 경찰이 의협 관계자 1명을 추가 입건하면서 양측 간 타협점을 못 찾을 경우 '의료대란'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25일 오전 주수호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은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관련 혐의 조사를 받고자 경찰에 출석했다. 이는 지난 6일 10시간, 20일 9시간 가량의 고강도 조사 이후 3번째 소환 조사다.
이어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 역시 의료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5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첫 조사 이후 10일 간 총 5차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로 소환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3차례,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2차례,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1차례 조사를 각각 받아왔다.
이날 경찰은 의협 전현직 간부 5명 외에도 강원도의사회 의사 1명을 지난 18일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고발 직후 추가 입건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찰은 그간 사무실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관계자의 혐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전공의 블랙리스트 명단' 등의 게시글이 올라온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오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업무방해·협박 방조 등 혐의를 받는 기모 메디스태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달 초 메디스태프엔 집단 사직에 불참한 전공의의 개인정보가 공개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8일 기씨와 글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 주 위원장, 박 위원장, 임 회장, 노 전 의협회장을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외 시민단체의 고소‧고발과 각종 수사의뢰까지 더하면 지금까지 접수된 법적 고발 건은 10건이 훌쩍 넘는다.
격분하는 의료계…정권 퇴진 운동 등 '강력 대응' 전망
반복되는 경찰의 줄소환 조사와 수사 범위 확대 방침에 격앙된 의료계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을 거론하는 등 대정부 투쟁을 강조하며 반발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찰이 전공의들 사직을 부추긴 결정적 단서를 못 찾아 실패했고 결국 저인망식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이 의료계 입장이다.
특히 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면허정지 처분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의협의 대응 수위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부터 의협은 제42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이틀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1차 투표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현택, 주수호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이들 중 누가 차기 의협 수장이 되더라도 총파업을 주도하겠다는 의료계 강경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공통적인 선거 공약으로 ▲복지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의 즉각 파면 요구 ▲업무개시명령 철회 및 사과 요구 등을 내걸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과 이날 오후부터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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