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아이콘' FA-50, 지구 1370바퀴 무사고 비행 기록 달성

K-방산의 대표 아이콘인 FA-50가 10만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 둘레를 약 1370번 비행할 수 있는 거리다.

6일 공군에 따르면, FA-50은 지난 5일 오후 4시15분 강원도 원주기지 착륙과 함께 단일 기종 통산 10만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했다. 조종간은 김남영 소령(36)과 박상원 대위(27)가 잡았다.

이번 기록은 FA-50을 운용하고 있는 공군 제8전투비행단 제103전투비행대대, 제203전투비행대대, 제16전투비행단 제202전투비행대대가 공동으로 만든 결과다.

FA-50은 지난 2013년 9월16일 103대대가 최초 도입해 비행한 이후 10년에 걸쳐 세개 전비가 약 60여 대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10만시간을 거기로 환산하면 5500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와 달까지 거리의 약 140배에 해당한다. 지구 둘레를 따라 약 1370번 비행할 수 있는 거리다.

FA-50은 2000년대 초반 공군의 장기운용 전투기들을 대체할 신규 전투기의 소요가 제기됨에 따라 개발이 시작됐다. 이미 개발돼 있던 초음속 국산 훈련기 T-50 플랫폼에 전술 능력을 더해 2013년 1월 개발 완료됐다. 2014년 10월30일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 주관으로 FA-50 전력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FA-50은 전투기 조종사들이 '기초'를 얼마나 잘 닦았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나 다름없다. 공군 조종사들은 국산훈련기 KT-100으로 비행입문교육을 받고, 국산 기본훈련기 KT-1으로 기본과정을 수료한다.

그리고 국산 초음속훈련기인 T-50으로 비행하며 고등비행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국산 전술입문훈련기 TA-50으로 전투기동과 사격 등 실전기량을 연마하게 된다.

순수 국산 항공기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비행교육체계'를 통해 정예조종사 훈련을 받고, 전술입문과정을 수료한 조종사들이 동일 플랫폼인 FA-50을 조종하게 되면 훨씬 안정적으로 비행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투기 무사고 비행은 항공기의 성능이나 조종사의 역량뿐만 아니라, 정비의 우수성도 나타낸다. FA-50은 계획검사를 통해 지금까지 493대가 출고됐다. 계획검사는 일정 비행시간을 채운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 기능 점검을 말한다. FA-50의 경우, 200시간을 주기로 계획검사를 진행한다.

정비요원들은 FA-50의 계획검사에서 부품을 전부 분해해 노후된 장치와 부품을 교체 및 수리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총 8일동안 이들이 검사하는 항목은 모두 427개다.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허투루 대하지 않은 정비요원들의 꼼꼼함과 전문성이 10만시간 무사고 비행의 원천인 셈이다.

FA-50의 우수성은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필리핀은 지난 2015년부터 FA-50을 운영하고 있으며, 폴란드도 지난 8월 FA-50GF 1·2호기 도입에 이어 2028년까지 총 48대의 기체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역시 지난 5월 체결한 수출계약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FA-50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도 T-50 계열 항공기를 운영 중이다. 해외에 납품됐거나 납품 예정된 T-50 계열 항공기는 6개국 140여 대에 달한다.

영국과 호주 등 수많은 국가의 에어쇼에 초청돼 국산 전투기의 위용을 자랑하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역시 T-50B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기록을 달성한 FA-50 전투조종사 김남영 소령은 "이번 10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엔 FA-50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배어있다"며 "우리 기술로 만든 전투기를 조종한다는 특별한 자부심으로 우리 영공을 지키는 한 소티 한 소티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8전비 103정비중대에서 정비 기장을 맡고 있는 조석희 원사(50)는 "지난 10년간 FA-50과 밤낮없이 동고동락하다 보니 내 자식 아픈 것만큼 FA-50에 이상이 있는 것을 빨리 알아챈다"며 "FA-50 전투기가 안전하게 뜨고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더 세밀하게 살피고 정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