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2차 셀프 출석' 현장… 개딸·유튜버 엉켜 아수라장, 그 와중에 1인 시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또다시 검찰 자진 출석 조사를 시도했다. 사전에 조율된 바 없다는 검찰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린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 이어 1인 시위까지 나섰다.

7일 오전 9시23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가 돈 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에 면담을 요청했다.

계획에 없는 조사를 할 수 없다는 검찰에 가로막힌 송 전 대표는 청사 로비에서 방향을 틀고 곧장 기자들과 만나 입장문을 낭독했다.

입장문이 A4용지 10장 분량임을 감안했을 때 송 전 대표는 사전에 자진 출석 조사가 불발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가 청사 밖으로 나서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송 전 대표의 반성을 촉구하는 우파 유튜버들과 결백을 주장하는 좌파 유튜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지지층 '개혁의 딸'(개딸) 간의 고성이 연이어 오갔다.

파란색 모자, 마스크 등을 쓴 개딸과 송 전 대표 지지자들은 "영기리보이(송 전 대표 별명) 화이팅" "송영길 힘내라" "김건희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반면 우파 유튜버들은 "봉투남 송영길" "쇼하지 말라" "개딸은 물러가라"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됨에 따라 욕설이 오갔고,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몸싸움도 벌어졌다. 난장판 속에서 유튜버들이 촬영을 위해 사용하는 삼각대와 장대 짐벌(흔들림을 막는 장치)에 머리를 부딪힌 기자도 다수 있었다.

"귀국했더니 소환조사도 없어… 나를 구속해보라"

소란스러운 현장에서 송 전 대표는 사전에 준비한 회견문을 꺼내들고 "갑자기 언론에서 나에 대한 혐의를 공표하니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들어왔는데 한 달 반 동안 아무런 소환도 안 하고 면담 요청도 안 받아줬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는 소환조사도 안 하고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등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녹취록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에 대해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지금이라도 검찰은 비겁하게 저의 주변 사람들을 불러서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하고, 국회의원들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입구에서 '공정과 상식을 잃은 검찰'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 현장도 순식간에 혼란의 도가니가 됐다.

일부 유튜버들이 생중계를 위해 찻길까지 점령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자 경찰은 이를 제지하느라 고역을 치르기도 했다. 당초 송 전 대표 측은 1인 시위를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을 12일까지 진행하기로 예정했으나, 안전상의 문제로 일단 이날 오전까지만 진행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전했다.

송영길 "귀국해 쓴 폰 냈는데 그게 왜 깡통폰이냐"

앞서 송 전 대표는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로 현지에 체류하다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국 요구에 따라 지난 4월24일 조기귀국했다.

이와 관련 '귀국 요청은 검찰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했는데, 혹시 민주당에서 자진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송 전 대표는 "전혀 아니다.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경위'와 관련한 질문에 "깡통폰이 아니다"라며 "프랑스 갈 때 이미 한국에서 쓰던 휴대전화를 폐기했다. 프랑스에서 요금이 많이 나올 것 같아 학교에서 제공한 프랑스 휴대전화를 썼다. 이후 귀국해서 1주일간 사용한 새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