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는요?" 동문서답 이재명… 당내서도 "대표가 할 말 아냐"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돈 봉투 의혹' 관련 질문에 동문서답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대표가 최근 돈 봉투 의혹 관련 질문을 받으면 국민의힘 인사들의 수사 상황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는 썩 그렇게 '잘했다' 이런 박수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대응은 쉽게 공감하기 좀 어렵다"며 "왜 저런 반응을 굳이 보였을까, 질문이 왔으면 그에 대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든지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든지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정석"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우리가 얘기 안 해도 국민들이 다 안다"며 "그거는 별도의 채널에서 비판을 하든지 문제 제기를 하면 될 일이고 이미 문제 제기도 우리 당에서도 했기 때문에 굳이 당대표가 그런 식의 반응을 보이면 별로 호의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야당에 대한 정치 공세, 정치수사에 비해 너무 편파적이라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 같다"며 "당대표가 할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최 전 정무수석은 "그렇다"며 "민주당의 돈 봉투 문제를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해야 한다. 타당을 끌어들여서 그렇게 하는 것은 당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돈 봉투 의혹 당사자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 관련 질문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여지던데"라고 되물었다.

이어 '검찰 수사가 진행된 다음에 (두 의원이)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이 대표는 "태영호 사건은 검찰 수사를 하나?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동문서답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4일에도 돈 봉투 의혹 관련 질문에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 다음날에는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어가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의원에 대해 당무감사위원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박 전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에서 탈당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