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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 목사가 공천에 개입하겠다는 취지의 요구를 했고, 김 대표가 이를 거절하며 무산됐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전날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전광훈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며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같은 날 공개된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전당대회 선거 전) 나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와 '1차(경선)에서 과반 통과를 해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당시 전 목사가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왔고,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며 "그 후 전 목사가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원투표 100%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보수 표심 확보를 위해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향후 2024년 총선 공천에 개입할 여지를 보이자 김 대표가 이를 거절했고, 결과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기존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경선 룰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룰을 재개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 찬양 등의 실언으로 자숙 기간 중이고, 김 대표가 논란 초반에 단호한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도 전 목사와 얽힌 보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잠잠해지던 '전광훈 논란'이 재점화하자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민심을 반영하는 경선 룰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광훈 세력이 우리 당에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10만명이 넘는다는 추측만 난무하다"며 "그래서 전광훈이 자신의 지지자 십수만명이 우리 당에 가입한 것처럼 마음껏 허풍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선을 위해 누구한테라도 도와달라는 게 후보들의 심리이기 때문에 한 표가 아쉬운 경선 후보들은 이런 허풍에 쉽게 휘둘린다"며 "경선이 끝나면 전광훈은 마치 자신 때문에 당선이 된 것처럼 과대포장을 하면서 그 대가를 요구해 당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원 100% 경선 룰을 바꾸지 않는다면 악순환은 계속된다. 제2 제3의 전광훈이 나와서 우리 당을 장악하려 할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 당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극단세력의 손아귀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라며 "국민의 뜻이 대폭 반영되는 경선 룰을 만들면 전광훈 같은 세력이 다시는 우리 당에 얼쩡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4/22/20230422000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