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마비 명복이라며 받은 300만원이 큰돈이 아니라고, 잘못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듣고 어이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밥값도 안 되는 돈"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국민의힘 한 다선 의원이 분개하면서 한 말이다.
최근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돈 봉투 의혹에 대해 큰일이 아니라는 취지의 반박이 나오자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사과에 나섰으나 '이정근 게이트'로까지 불리고 있는 당내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고 의심하며 실언했음에도 사과하지 않는 장경태 의원 등의 사퇴를 촉구했다.
"2만원 말 남기고 떠난 20대 청년 절규 떠올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300만원짜리 봉투를 밥값, 차비 정도로 보는 민주당의 통 큰 배포를 보니 '엄마 2만원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과 이별한 20대 청년의 절규가 칼이 돼 가슴을 찌른다"며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불법에는 사과에 인색하더니 돈 봉투에는 사과하니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나. 대국민 사과도 취사선택에 따르는 민주당의 반성은 국민에게 거짓으로 와닿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의원에게는 300만원씩,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등에게는 50만원씩 총 9400만원이 당내에 뿌려졌다고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이 자당 논란에 사과하고 나섰으나,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차비‧기름값‧식대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가 사과했고, 장경태 최고위원 또한 "50만원은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발언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 지도부인 최고위원과 친명계 좌장이라 불릴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사의 발언으로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도덕적 인식의 기준이 '이 정도'라는 걸 국민께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돈을 받더라도 '그 정도 돈은 별거 아니야'라고 하는 인식의 발언들이었다"며 "인식이 이 정도니 전당대회에서 돈을 뿌려도 반성 없는 행태들이 민주당 내에 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정성호 의원은 사과라도 했는데, 장경태 최고위원은 사과도 안 하고 있다. 그러니 사퇴해야 한다"며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을 대표하는 존재다. 돈 봉투에 들어 있는 300만원은 대다수 청년 월급보다 많은데 이런 청년들 인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면 이분이 국회의원일 이유가 없다"고 질타했다."큰돈이든 적은 돈이든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받아야"
특히 선거와 전당대회 등 큰 정치 이벤트를 여러 차례 치러본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태도에 분노했다. 당내 정치인 몇 명이 엮여있을지 모르는 거대한 의혹에 대해 '액수' 등을 운운하며 별일 아니라는 듯이 발언하는 것은 의혹을 축소하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지난 우리 당 전당대회 때도 지역에서 올라온 당원들이 모두 회비를 모아 밥값을 계산했다"며 "전당대회를 치른다고 거마비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게 문제없다는 말은 큰일 날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300만원이 적은 돈인가. 큰돈이든 적은 돈이든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쩐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문제 될 것이 무엇이냐며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며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명 핵심 좌장과 당 최고위원의 인식이 저러한데 이 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1이라도 담겼을 리 만무하다"며 "지금껏 염치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 한번 한 적 없는 민주당은 이번에도 '역시는 역시'였다"고 꼬집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4/20/202304200008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