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김진표가 중대선거구제 개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들은 여야는 지금 속으로 계산기 두드리느라 바쁘다. 그들의 속내를 뇌피셜로 분석해본 글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대체로 친윤은 묵시적 반대, 비윤은 적극 찬성이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친윤은 영남권과 강원도 텃밭 사람들(특히 국회판 디카프리오 모씨)이나, 혹은 육모방망이 애호가 모씨와 무면허 음주운전 래퍼 모씨의 아버지처럼 그 지역에서 대를 이은 터줏대감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친윤이 된 이유도 결국은 자신들의 공천을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서이다. 조경태 의원 같은 분이 극성 친윤이 되지 않아도 아쉬운 게 없는 이유는 민주당 간판 달고도 3선을 할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개인 지지도가 높아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될 수 있을 정도로 자체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친윤들은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거대 여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보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는 한이 있어도 자기 의석 하나만 지키면 그만인 사람들이다. 말로야 "정권교체" "총선 대승"을 외치지만 속내는 "나만 아니면 돼" 생각이다. 그러니 중대선거구제가 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반면 비윤은 중대선거구제에 찬성이다. 비윤, 그리고 친윤이지만 수도권을 거점으로 하는 안철수와 윤상현처럼 수도권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수도권에 중대선거구제가 되어야 자신들의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찬성하며, 해운대구 지역구의 하정희의 경우 수도권은 아니지만 그의 지역구가 부촌임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건설로 민주당세도 적지 않은 곳이라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100% 보장받을 수 없으니 중대선거구제 하에서 2등으로라도 들어갈 것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유승민은 이미 당내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힌 판에 과거 지역구인 대구 동구에서도 1등으로 생환할 장담을 할 수 없고, 경기도지사 출마도 했었던 만큼 경기도 지역구로 갈 계산도 하고 있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해도 아쉬울 게 없을 것이다.
한편 윤석열 개인의 생각은 중대선거구제를 해서 국민의힘 의원수를 늘려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그 나름의 계산으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정현 전 대표, 정운천 의원, 조배숙 전 의원 세 명의 힘으로 호남에서 선거비 전액 보전이라는 성과를 얻어 호남에서도 꽤 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계산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도 대통령 취임 후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여 여당 의석수를 늘린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등에 업혀 십상시 노릇을 하고 있는 친윤계의 기를 어느 정도 꺾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든다.
그것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만 해도 중대선거구제를 적극 주장하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야당이 되자마자 곧바로 입장을 바꿨다.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민주당과 정의당이 독식해서 국민의힘의 설 자리를 더 없애버릴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나왔는데 지금은 야당이 되었고, 자기네 지지율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니 잘못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했다가는 이도저도 안된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점꽈추가 비례제 확대를 검토하고 있던데, 이건 자기네 지지율을 진보층을 결집시켜 끌어올리기만 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가 나오니 야당으로서는 이게 더 최선인 것이다. 여당 시절 지지율이 치솟을 때 했어야 하는 걸 막상 야당이 되어 지지율이 고만고만할 때 상대 여당에서 그 카드를 갖고 나오니 자신들에게 딱히 유리해질 것도 없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여야와 당청의 생각은 모두 동상이몽이다. 용산에서는 자신만의 사당화를 더 가속화하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친윤은 자기 당이 군소정당이 되는 한이 있어도 자기 밥그릇만 지키기에 바쁘며 비윤과 수도권 의원들은 이때다싶어 적극 찬성,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어떻게든 점꽈추 방탄이나 하려는 야당이나, 자기 밥그릇 지키는 게 더 중요한 친윤들이나, 하여간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밥그릇'으로 귀결된다. 중대선거구제든 소선거구제든 무소속이든 뭘로 해도 당선되실 정도로 국민 지지가 높으신 홍 시장님 외에는 아무런 해답이 없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국가의 미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인물들의 손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으니,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점점 불안할겁니다. ㅎ
그들은 말로는 "점꽈추 나쁜 X"을 크게 외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점꽈추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것들입니다. 지금 이것들이 중도확장성은 개나 줘버리고 있는 이유도 21대 총선 당시 황교활이 수도권 의석 다 날려먹고 텃밭 영남밖에 못 지켜서 지금 텃밭 의원들이 텃밭에서 자기 공천 지키려고 중도층을 포섭하는 전략보다 자극적인 언사로 자기 텃밭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겁니다. 뇌 썩은 노인네들에게는 중도층 확장=민주당 간첩질이며 민주당 총공격=유능한 정치인이라는 등식이 전제되어 있으니 수도권 의석을 잃든 말든 자기 텃밭만 지키면 그만이죠. 주엘프와 고래고기와 노엘 애비가 개거품 물고 수도권 출마 안 한다고 드러눕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죠. 그들이 당대표 되려는 건 다른 이유 없습니다. 전부 셀프 공천 때문입니다. 자기 집 멀쩡히 있고 분당갑 국회의원 출마한 적도 있고 거기서 시장까지 해놓고 분당갑 버리고 연고도 없는 계양을로 도망쳐 공짜 방탄조끼 주워입으려고 셀프 공천한 점꽈추와 똑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