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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email protected])
재벌 총수의 식사 메뉴는 늘 화젯거리다. 서민들이 먹기엔 부담스러운 뭔가 특별한 식탁에 대한 기대감, 궁금함, 부러움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었을 때도 직원들의 관심사는 그가 뭘 고르느냐였다. 이 부회장이 선택한 점심은 금요일 분식 메뉴로 나온 ‘우삼겹 숙주라면’이었다. ‘JY 효과’일까. 이날은 유독 ‘라면’이 잘 팔렸다.
이 부회장이 구내식당서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면 요리를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6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그는 자장면을 골랐다. 반도체 연구소를 돌아보고 임직원들과 릴레이 회의를 해야 하는 바쁜 일정 중 막간을 이용해 빠르게 먹기 위해서였다. 앞서 2019년 1월 새해 첫 현장경영 목적지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선택해 5세대(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을 당시엔 구내식당서 ‘짬뽕’을 먹었다.
이 부회장 복권 후 진행된 첫 현장경영 메뉴 ‘라면’에는 분초를 다투는 릴레이 일정 속에서 거추장스러운 형식 없이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면 된다는 그의 실용주의적인 태도가 반영돼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을 수성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속도전에 대한 주문이 녹아있기도 하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 참석 후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던 중 직원들의 셀카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보여줄 총수와의 다정한 ‘투샷’을 요청한 직원에게는 직접 영상통화 연결로 면을 세워줬다.
그의 이런 모습은 제조업 특유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벗어버리고 수평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지향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유럽 출장 후 기술·인재과 함께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했던 이 부회장. 그가 메뉴와 소통을 통해 보여준 ‘뉴삼성’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이재용 부회장님의 사면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일좀 합시다...대구좀 파격적으로 투자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