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력 재편]②기초학력 문제 해법 제각각…학생은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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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부산 하윤수 "다른 시·도와 연합해 학력평가 시험"
경기·광주도 "평가"…서울 등은 "줄 세우기 반대해"
"시험 백안시는 문제…전수평가 역시 정답은 아냐"
책임 있는 교육부도 난감…장관 없어 '달래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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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6·1 교육감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가 '기초학력 저하'였다. 보수도 진보도 기초학력 증진을 약속했지만 학생들의 수준을 진단하기 위한 평가의 방법을 놓고선 이견이 여전한 상태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교육부는 기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의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교육감 당선자들이 따라와 주길 바라는 눈치지만 '수장 공백'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들의 기초학력 신장을 구호로 내걸고 당선된 보수 교육감 당선자들은 시험을 통한 학력진단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보수 성향의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당선자는 "전국 규모의 학력평가를 교육부에 건의하고, 성사되지 않으면 다른 시·도와 연합해서 함께 학력평가 시험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학력평가연구원을 설립해 연 1회씩 전체 초등학생과 중고생을 대상으로 기초 학력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선거 과정에서 '9시 등교제', 혁신학교 등 진보 교육의 핵심 정책이 학력 저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역시 "학력저하 문제 해결의 첫 출발은 정확한 진단과 평가"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중도 성향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는 '실력 광주'를 내걸고 '광주형 진단평가'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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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3기 임기 출범준비위원회의 구호로 '더 질 높은 공교육'을 내걸었다. 가칭 '코로나 상흔 회복 교육 특별위원회'를 구성, 코로나19에 따른 학습격차 줄이기에 나설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로 인해 우리 학생들이 어떠한 피해를 겪었는지 살피고 대처하는 일은 시급한 현안"이라며 "코로나 시기 학습중간층의 붕괴는 앞으로도 우리 교육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 정부의 교육 정책 추진에 대해 "개발 연대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닦달하고 성적만으로 줄 세우게 하진 않을까 걱정"이라며 일제고사 방식의 평가에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다른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자들 역시 기초학력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보인다. 그렇지만 시험 외에 다양한 평가 도구를 제공하거나 줄 세우기 식 평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기초학력 저하라는 문제가 분명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지만, 해법을 놓고 교육계 입장이 엇갈리는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중3·고2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놓고 보면 기초학력 미달 수준 학생의 비율은 전년도와 비슷했지만 오차 범위 내에서 더 늘었다.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학사 운영이 어려웠던 데다가 교육청들과 마련한 '교육회복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추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식을 확인하는 지필 방식 평가 대신 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해 온 진보교육감들의 정책도 학력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기초학력 진단을 위해 원하는 지역에서 전수 평가를 추진하자는 보수 교육계 주장 역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예컨대 전수 평가에 동의하는 시·도 몇 곳이 참여해도, 전체 학생의 10%에 육박하는 서울 등이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평가를 받은 학생도 자신의 전국적인 학력 수준을 엄밀하게 진단하는 데 한계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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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배운 내용을 머리에서 꺼내주는 '인출' 작업이 없으면 배웠던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며 "초등학교 받아쓰기, 중간고사 등 시험을 아예 없애 버린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기초학력 진단을 반드시 일제고사 형태로 할 필요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미달 또는 부진 학생들에게 이뤄질 지원"이라며 "그 아이들은 수업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일반 교사가 아닌 특별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전수 평가로 진단을 거쳐 대상자를 찾아낸다고 해도 미달 학생에 대한 학력 신장과 전담교사 배치와 같은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투 트랙'으로 변경, 기존 중3·고2 3% 표본 조사를 유지하되 초6·중3·고2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율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방식도 컴퓨터 기반으로 전환한다.
이와 별도로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충남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개발했다. 교육부는 이 평가가 이미 매년 3~4월 학기 초 전체 초·중·고 96.7%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한 간부는 "충남대·KERIS 평가와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에 참여하게 되면 '교육감 당선자들의 공약도 이행되는 것'이라고 설득할 생각"이라면서도 현재 장관이 없는 상태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 털어놨다.
만약 교육부가 교육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시·도마다 기초학력 진단이 '제각각' 이뤄지게 될 경우 교육부가 이런 상황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땅히 없다.
올해 3월 시행된 기초학력보장법과 시행령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찾기 위한 '기초학력진단검사'의 세부적인 방법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것들 땜에 또 애들만 고생시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