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토지에 비해 공시가 상승폭 커…부동산가격공시위원장은 도 행정부지사
민주 박상혁 "공시지가 결정 공정했는지 규명 필요"…특혜 의혹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지사 시절 추진한 제주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사업' 부지 내에 양창수 전 대법관 가족이 운영하는 현오학술문화재단 소유의 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원 지사가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인근에 비해 공시지가 상승 폭이 유독 커 특혜 의혹이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은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현오학술문화재단 임원 명단과 이 재단 소유 필지의 토지대장 등을 토대로 이같이 지적했다.
이 땅은 제주시 도남동 1146-1의 약 180평(595㎡) 임야다.
이 땅의 개별공시지가는 2017년 제곱미터(㎡)당 7만3천900원에서 2021년 14만5천100원으로 100% 가까이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바로 옆 부지(도남동 1197-1)의 개별공시지가는 1㎡당 3만7천원에서 4만5천500원으로 약 23% 오르는 데 그쳤다.
현오학술문화재단 소유 땅의 공시지가 상승 폭이 바로 옆 필지의 약 5배에 이르는 셈이다.
이 밖에 부지 내 다른 땅과 비교해도 유독 재단 소유 땅의 공시지가 상승 폭이 크다는 게 지역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제주도에서 공시지가를 결정하는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는 조례에 따라 도 행정부지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제주시는 지난해 사업부지 내 사유지에 대해 공시지가의 5배를 적용해 토지 보상 평가액 잠정치를 산출한 바 있다.
현오학술문화재단은 양 전 대법관이 이사, 동생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가족 재단이다.
원 후보자와 양 전 대법관은 모두 제주 출신에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원 후보자는 양 전 대법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7년 5월 당시 서울대 법대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박상혁 의원은 "특정 재단 소유의 토지만 공시지가가 급등했는데, 공시지가 결정이 공정하게 이뤄진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원 후보자와 재단의 관계, 특혜성 여부를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