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새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 ‘진보’라고 인식하는 사람의 비율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원인 한국행정연구원이 10일 공개한 ‘2021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 성향에 대해 보수적(매우 보수적+다소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4%로 5년 전인 2016년 26.2%보다 4.2% 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진보적(매우 진보적+다소 진보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2.8%로 2016년 26.1%에서 4.7% 포인트 감소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당시와 비교하면 보수 성향은 21.0%에서 9.4% 포인트 급증하며 30%대로 올라선 것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 응답이 진보 응답을 앞질렀다. 당시와 현재 인식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46.8%를 기록해 전년(47.6%)보다 소폭 줄었지만 2013년(46.3%) 이후 40%대 후반 수준을 이어왔다.
성별로 보면 스스로를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여성(49.3%)이 남성(44.3%)보다 많았고,
진보라는 응답은 남성(25.1%)이 여성(20.5%)보다 많았다. 보수 비율은 남성(30.6%)과 여성(30.2%)이 비슷했다.
젊은층의 ‘탈진보’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이하의 진보·보수 응답은 각각 3.1.5%와 9.6%로 진보가 앞섰지만 2017년 조사 때 36.4%대 1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진보 응답이 4.9% 포인트 감소했다. 30대에서는 진보 응답이 2017년 40.0%에서 지난해 26.9%로 13.1% 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진보 감소만큼 보수가 늘진 않고, 중도층 인식이 두터워졌다.
스스로를 진보라고 평가하는 사람의 비율은 가구소득이 높은 경우, 보수라고 평가한 비율은 가구소득이 낮을 때 많았다. 부자가 더 보수 성향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월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에서 보수라는 응답은 47.3%와 진보 응답은 10.5%였고,
월100만~200만원인 경우 51.5%와 12.0%였다.
반면 500만~600만원인 가구와 6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보수와 진보 응답이 각각 23.6%와 25.6%, 25.7%와 25.8%로 조사됐다.
북한이탈주민, 이민자 등을 배척하는 사회 분위기는 더 심해졌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배제)고 답한 비율은 25.0%로 2020년 조사(18.3%)보다 6.7% 포인트 증가했고,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14.3%)에 비해서는 10% 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외국인 이민자와 노동자를 배제하는 인식은 이번 조사에서 12.9%를 기록해 전년 조사(9.9%)보다 3.0% 포인트 늘었다. 2017년(5.7%)의 2배가 넘는 수준이 된 것이다.
‘성소수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도 54.1%로 2020년(57.0%)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2018년(49.0%)에 비해서는 오히려 5.1% 포인트 늘었다.
사회적 갈등의 원인으로는 ‘빈부격차’를 꼽은 응답자가 25.4%로 나타났다. 2019년 18.3%, 202년 22.1%에 이어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 ‘개인, 집단 간 가치관 차이’라는 대답은 각각 21.6%, 21.3%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가 추구할 가치로 ‘분배’(37.4%)를 꼽은 응답이 ‘성장’(26.7%)을 앞섰다.
이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분배가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통합실태조사는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태도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행정연구원이 매년 실시하는 조사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주관해 지난해 9~10월 전국 19세 이상 87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했다. 조사는 면접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자기 기입 방식을 병행해 진행했다.
조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958252&code=61111111&sid1=pol&cp=d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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