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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담] 아기거북의 바늘, 중국에 물어보라

오주한

말 그대로 업무 전 아침에 급하게 쓴 담론

폐어구 무단투기의 일등공신은 中 어선단

환경단체‧언론노조 中엔 침묵하는 까닭은

 

어로(漁撈)의 역사는 유구하다. 지금까지의 고고학적 연구에 의하면 구석기 시대인 최소 4만 년 전부터 낚시는 시작됐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담수(淡水)를 떠나 살 순 없다. 때문에 초기 원시문명은 강이나 호수 옆에서 태동했다. 인류는 자연스럽게 강‧하천‧호수에 넘쳐나는 식(食)자원 즉 물고기를 잡았다.

 

민물어류(魚類) 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인 ‘간편함’ ‘안전함’이다. 낚시에는 큰 체력도, 도구도 필요 없다. 단순히 자신의 신체를 미끼삼아 물속에 담그고 있는 것만으로도 육식어류를 잡을 수 있다. 지금도 서구권에서는 맨손낚시 누들링(Noodling)이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성행 중이다. 해당 낚시법은 길이 1m 이상의 거대 메기가 사는 굴에 제 팔을 넣어 물게 한 뒤 건져 올리는 방식이다. 혹 미끄러져서 익사하면 모를까, 누들링 과정에서 메기에게 잡아먹히거나 팔이 끊겨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생선 맛에 반한 인류는 이후 동물뼈로 만든 낚싯바늘 나아가 식물섬유를 이용한 그물 등을 발명해 대량 수렵에 나섰다. 우리 한반도의 태곳적 인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흔적은 울산 울주 전천리 각석(刻石), 울주 대곡리 반구대(盤龜臺) 암각화(岩刻畫) 등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전천리 각석은 1970년 동국대 박물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돼 1973년 국보(國寶)로 지정됐다. 각석의 특징은 두 가지다. 후대 신라시대 사람들이 새겨넣은 ‘낙서’ 그리고 ‘낚시’ 묘사다.

 

선사시대의 한 예술가가 돌바위를 화폭 삼아 그림 그린 각석에는 석기시대 한반도 인류의 어렵(漁獵)이 묘사돼 있다. 각석 상부의 굽은무늬 등 기하학적 문양은 물결을 의미한다. 동물상에는 사슴‧새 등과 함께 상어‧붕어 형태의 물고기가 조각돼 있다. 하부에는 “OOO년 O월O일에 OOO 다녀감” 식의 신라인들 낙서가 있다. 참고로 당연한 말이지만 오늘날 문화재 훼손은 중범죄니 절대 해선 안 된다. 2011년에도 고교 2학년생 이모 군이 각석에 제 이름 써넣었다가 검거돼 경찰에 입건됐다.

 

메기‧붕어 때려잡던 인류는 더 큰 해양생물을 정복코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포경(捕鯨) 즉 고래사냥이었다. 이 원시적 포경이 묘사된 게 반구대 암각화다.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에는 여러 동물들 중 특히 고래가 많이 그려져 있다. 종류도 새끼를 등에 업은 귀신고래, 여러 체색(體色)의 범고래, 유별나게 덩치가 큰 혹등고래 등 다양하다. 그 옆으로는 작살‧그물 등을 든 채 배 타고 나아가는 어부들, 온 몸을 장식하고서 만선(滿船)을 기원하는 주술사 등이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천 년 전 포경문화를 생생히 목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유물이라는 점에서 세계사(史)적으로도 의의가 크다. 지난달 31일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의 202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반구대 암각화에는 한 가지 눈에 띄는 고래가 있다. 바로 작살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고래다.

 

어업(漁業)에서는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낚싯바늘을 물고도 줄이 끊겨 달아나는 바닷고기, 작살에 맞고도 배를 뒤집어버린 채 도주하는 고래 등이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바늘 등 어구(漁具)가 암초(暗礁)에 걸리는 바람에, 이 폐어구들이 어자원(魚資源)에 안 좋은 영향 끼칠 것이란 걸 알면서도, 그걸 수심 수십m의 바닷 속에 뛰어들어 건져내올수도 없고, 부득이 버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피볼락(우럭) 등 암초지대에 사는 어종(魚種) 낚시를 해본 분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 레저로 즐기는 낚시에서도 이렇듯 폐어구가 발생할진대 전업(專業) 어업인들에 의한 부득이한 폐어구 발생량이 어떠할지는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영양가 풍부하고 맛 좋은 해양생물들이 국민식탁에 오르기 위해선 어구 해양폐기는 부득이하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새끼 거북의 몸을 관통한 낚싯줄이 다수 매체에서 보도됐다. 아기 거북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는 필자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보도들 내용 대다수는 근절대책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아기 거북의 고통 부각 즉 독자의 감수성을 부추기는 데만 주력하는 모양새였다. 아마도 특정 언론노조가 자칭 일부 환경보호세력 보도자료를 속칭 ‘우라까이(裏返し)’ ‘반까이’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 보도들이 말이다.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를 위한 ‘밑밥깔기 보도’는 아니었는지. 가령 ‘후원금’ 모금(募金)을 목적으로 억울한 우리 어민‧낚시인들만 “죽일 놈”으로 몰아가려는 건 아닌지. 공교롭게도 현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문에 무슨 무슨 아이(동물)들이 죽는다’는 식으로 선동해온 ‘편향적‧망국적 정치‧이념’의 시민단체들 국고(國庫)보조금을 중단‧삭감했거나 하려는 이 시점에 말이다.

 

실제로 이번 아기 거북 낚싯줄 보도에서도 ‘중국 책임론’은 전무(全無)했다. 우리 수역을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치어(穉魚)까지 싹쓸이하고 천문학적 규모의 폐어구를 고의적으로 마구 버리는 중국 해적단에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

 

중국 불법조업 어선단의 우리 해역 쓰레기 무단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약 24년 전이자 김대중정부 시절인 2000년 9월 연합뉴스 보도에서 벌써 “제주 서부지역 연안 어장에 주로 중국 어선들이 버린 각종 폐기물 550여㎏이 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남제주군이 밝혔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가깝게는 지난달 17일 채널A 등의 ‘제주 해안 뒤덮은 중국발 쓰레기’ 보도가 있다. 2013년 10월에는 부산 남외항 정박 중 폐기물을 버린 중국 어선이 부산해양경찰서에 실제로 적발됐다.

 

100% 모두가 그렇진 않겠으나 원래 자기 안방은 집주인이 가장 깨끗하게 쓰려 노력하는 법이다. 자칭 일부 환경단체들과 일부 언론노조가 불순한 의도 없이 정말로 아기 거북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대책 특히 중국 불법조업 어선단에 대한 대응책을 내놔야 옳다. 암초에 걸려 부득이 끊겼을 수도 있는 우리나라 낚싯줄 주인을 욕하면서 낚싯줄로 잡아 올린 생선요리‧용봉탕(龍鳳湯) 음미(吟味)하는 ‘내로남불’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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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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