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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산주의는 망상(妄想)이다

오주한

“‘인간의 탐욕’ 계산에서 뺀 공산권” 일갈한 황장엽

野는 시대역행 시도…한미회담서 韓 정체성 보여줘야

 

인류는 수백만년 전 탄생한 이래 당초 수렵‧채집으로 하루하루 연명했다. 그러했던 인류사회에 농경‧유목시대가 도래하자 잉여생산물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잉여생산물 소유자는 자산을 나눠주는 조건으로 주변 사람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석기‧청동제 무기로 서로의 부락을 정복하면서 처음에는 포로들을 학살하다가 언젠가부터 노예로 삼았다.

 

시간이 흐르고 도시국가‧봉건제‧중앙집권제 등이 등장했다. 사회계층은 왕족, 귀족, 젠트리(Gentry‧중소지주), 요먼(Yeoman‧중산층), 평민, 노예 등으로 고착화됐다. 동양은 그나마 과거제도 등을 통해 계층 간 사다리 이동의 기회가 최소한이나마 주어졌지만 서양은 그마저도 없었다. 수천년 간 이어진 전통적 신분제도는 18세기 산업혁명, 미국 독립전쟁, 프랑스대혁명 등을 통해 공화주의‧자본주의가 출현하면서 인류역사에서 점차 지워졌다.

 

귀족‧평민 등은 다른 이름으로 대체됐다. 19세기에 등장해 인류 최초 사회주의 자치정부로 일컬어진 파리코뮌(Commune de Paris), 자본론(Das Kapital)의 저자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등은 이를 부르주아(Bourgeoisie‧유산계급), 쁘띠 부르주아(Petite Bourgeoisie‧중산층),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무산계급) 등으로 명명했다.

 

이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인류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였다”고 주장하면서 유산계급에 대한 무산계급의 폭력적 부(富)의 재분배를 부추겼다. 또 무산계급 독재를 실시하면서 사회주의라는 과도기적 체제를 거치면 국가‧계급‧사유재산 등이 소멸하는 ‘공산주의 지상락(낙)원’이 도래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20세기 초 10월 혁명 등을 통해 소비에트연방(소련)을 건국한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등 볼셰비키(Bolshevik‧급진파)는 “무산계급 독재”를 주장하면서 멘셰비키(Mensheviki‧온건파)를 숙청했다. 레닌의 뒤를 이은 ‘강철의 대원수’ 이오시프 스탈린(Iosif Vissarionovich Stalin)은 “무산계급 수가 너무 많아 의견일치가 안 된다. 가장 탁월한 한 사람의 노동계급 독재가 필요하다”며 소련을 실질적으로 일으켜 세운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 등을 대거 학살했다.

 

스탈린의 사이비철학에 ‘감탄한’ 중국 마오쩌둥(毛澤東)도 1인 독재를 실시하며 문화대혁명에서 정적들을 무더기로 살해했다. 급기야 북한 김일성은 ‘백두혈통’이라는 전무후무한 개념을 주창하면서 전근대적 봉건왕조 시대로 회귀해 혈통세습 독재에 나섰다. 또 8월 종파사건 등에서 반대파를 쥐 잡듯 때려잡았다.

 

이들 공산국가들은 서로를 수정주의자‧교조주의자 등으로 몰아붙이면서 ‘우리야말로 공산권의 적통자’ ‘우리 지도자야말로 위대한 령(영)도자’라고 주장했다. 20세기 중반 중소분쟁 당시 소련은 중국에 대한 ‘핵공격’을 진지하게 검토했다가 인류공멸을 우려한 미국 경고로 철회하기도 했다. 냉전시기 중국‧소련은 서로를 눌러 죽이기 위해 알게 모르게 미국에게 손을 내미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 사이 국민들은 배를 불리기는커녕 소련의 우크라이나 대기근, 중국의 대약진운동, 북한의 고난의행군,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등등 고대‧중세에도 목격하지 못했던 줄초상에 휩싸였다. 반대로 공산권 지도층의 배에 낀 지방질은 나날이 늘어만 갔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말처럼 공산권은 “괴물을 잡으려다가 괴물이 된” 존재로 타락해갔다.

 

공산권의 이같은 부패는 애초부터 예견됐다는 게 옛 공산권 원로의 지적이다. 1997년 탈북한 뒤 2000년대 중엽부터 서울 여의도 모처의 안가(安家‧안전가옥)에서 매주 필자와 만났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1923~2010)는 타락 원인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맑스(마르크스)‧레닌‧스탈린‧모택동‧김일성 등은 모두 하나를 잊었다. 그건 바로 ‘인간의 탐욕’이다” 황 전 비서는 주체사상 창시자로서 북한 체제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인물이다.

 

가령 부를 모두에게 공평하게 재분배하기 위해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정분량으로 쪼개 나눠줄 사람이 필요하다. 곡식‧돈 등을 한 곳에 쌓아놓고 “알아서 공평하게 가져가라”고 하면 필시 다툼이 발생해 누군가는 많이, 누군가는 적게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처럼 쌓인 천문학적 재물을 보고 ‘눈이 뒤집어지지 않을’ 사람은 옛 성인(聖人)들이 아니고서야 없다. 그건 나눠주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분배자들은 재물을 야금야금 착복하다가 더 큰 욕심에 휩싸여 정적들을 모조리 숙청하면서 모든 자산을 오로지하고 독재자가 된다.

 

결국 역대 공산권 지도자들은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나라의 모든 부를 한 곳에 쌓아놓고 특정인물이 공평히 나눠주면 된다고 한 사회주의에는 인간의 탐욕을 계산에서 배제했다는 치명적 허점이 존재했던 셈이다.

 

지금 지구상에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서 미국을 방문한 뒤 “모두가 못 사는 게 사회주의는 아니다”고 선언하며 흑묘백묘(黑猫白猫‧개혁개방)에 나섰다. 그는 선부론(先富論‧자본계급을 먼저 활성화한다)을 강조하면서 자본주의를 전격 도입했다.

 

중국은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2021년에야 저장성을 ‘공동부유(共同富裕) 시범구’로 지정하고서 부의 재분배를 시도했지만 불과 1년도 못 돼 사실상 폐기했다. 나머지 국가들도 자본주의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도입한 상태며, 북한은 일본공산당 등의 말마따나 그냥 ‘봉건왕조’일 뿐이다. “사회주의‧공산주의는 망상(妄想)”이라는 점은 인류역사가 입증한 상태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만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정부는 물론 지금의 야당에서도 기본소득 등의 미명 하에 강제적 부의 재분배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야당에서는 과거 사회주의를 앞세워 국민을 수탈하고 굶기면서 지도부 배만 채웠던 공산국가들처럼 ‘개발특혜’ ‘돈봉투 전당대회’ 등 각종 부패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한 야당 인사는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개천에서 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해 궤변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해당 인사 딸은 부정입학 논란 끝에 억대 연봉이 보장되는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되고 최근 대법원이 “이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다못해 말 못하는 나무도 광합성을 위해 태양으로 가지를 한 치라도 더 높게 뻗으려 필사적으로 경쟁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잃어버린 5년’을 거치며 국제사회 조롱감이 된 지 오래다. 한 외신기자는 근래 야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당신은 위험한 인물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오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망상의 나라’가 아님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노사화합과 외자유치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대량 창출, 지속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근로자 처우 개선, 계층 간 사다리 활성화, 잠시 경쟁에서 뒤쳐진 이웃의 재기를 돕는 복지, 국민 울리는 중범죄 엄벌 등에 노력하는 ‘이성(理性)의 나라’임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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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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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dol7707

    중공은 6.25전쟁 때 한반도를 침략하여 분단을 고착화시카고, 현재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백도어, 마약, 공자학원, 역사문화 침탈, 코로나, 비밀경찰 등으로 한국을 마구잡이로 유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중공의 사과와 배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정치권은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게 안타깝습니다.

    중공을 포함한 중국의 갑질이 2천년이나 이어져 오고 있다는건 잘 알려지지 않은게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소견에 대만 등 (반영구적으로) 우리와 함께 가야 할 대만 등과, 중공을 갈라서 평가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ydol7707
    켈켈켈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고구려-발해-고려시대 때처럼 저 중공 오랑캐에 강하게 나서야 우리나라가 잘사는데........

  • 멸공통일
    2023.04.25

    공산사회는 공산주의 엘리트인 붉은 귀족들과 그들에게 착취당하고 학대받으며 단순한 생산수단으로 취급되는 붉은 노예들로 이루어진 노예제사회임. 그 한 야당 인사라는 빨갱이 새끼가 이것을 말한 것인데 이에 환호하는 멍청이들이 지금도 너무 많음.

    빨갱이들이 탐욕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세상을 속이고 현혹한 것임. 그래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중간단계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주장하는 것임.

    인간은 사적 이기심을 가진 영혼없는 동물이라고 보는 것이 공산주의 인간관이고 사적 이기심이란 탐욕을 포괄하는 개념임.

    공산주의를 실현할려면 인간본성이 선 그 자체로 변화해야 함.

    황장엽이 헛소리한 것으로 보임..

  • 멸공통일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멸공통일 님에게 보내는 답글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폐해는 저도 익히 공부해서, 특히 황 선생과 몇년 간 매주 만나 압니다만.. 황 선생 얘기가 바로 '공산주의자들은 일부러 인간의 탐욕을 배제한 사기꾼'이었다는 뜻으로 저와 많은 사람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필력이 모자란 탓에 언론계에서 말하는 속칭 야마가 잘 전달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ps 황 선생은, 일부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국내 입국 때 "나는 민족 앞에 큰 죄를 지었다"며 석고대죄하고, 임종 때까지 대한민국을 위한 많은 귀중한 정보들을 우리 쪽에 넘겨준 것으로 압니다.

  • 오주한
    멸공통일
    2023.04.26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올리시는 칼럼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이팅!

     

  • 멸공통일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멸공통일 님에게 보내는 답글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청꿈 식구님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습니다

  • INDEX
    2023.04.25

    공산주의를 너무 좁게 적용해서 비판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모든 사안은 정치인이 개인보다 잘할수 있다는 미신에 근간한 것인데 우파라는 이유로 방패막이를 얻는 왜곡은 양당이 정경유착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내고 있습니다.

    태그 잔뜩박으신거에서 청꿈애정이 느껴집니다. 감사용

  • INDEX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INDEX 님에게 보내는 답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근간을 두고 미비점은 고쳐나가온 게 5공 포함한 대한민국 역사인 줄 압니다. 예를 들면 세계 톱 수준의 (적잖은 분들의 이의가 있을 줄 압니다만) 국가의료보험이 있겠지요.. 부족하기에 늘 공부하고 진전코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은혜
    2023.04.26

    정부가 개입한 계획경제도 어디까지나 선 지키며 적당히 해야죠. 부잣집 도련님의 망상에서 시작된 무근본 이론이 여러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 김은혜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김은혜 님에게 보내는 답글

    공교롭게도 엥겔스 등 공산권 지도자들 상당수는 도련님이었다고 압니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그러니 더욱 꿈 같은 소리, 권력욕 물욕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복잡한 동물이라 정반대의 경우도 많겠지만요. 예를 들어 청꿈 식구님들이 생각하시는 분처럼요. 저도 마찬가집니다만.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정상적 국가라는 전제 하에 제한적 국가개입 공감합니다. 고견 감사합니다.

  • 켈켈켈

    공산주의는 감성팔이와 선동으로 이루어진 정신병입니다. 그런거는 물리치료가 필요합니다.

  • 켈켈켈
    오주한
    작성자
    2023.04.26
    @켈켈켈 님에게 보내는 답글

    쓰레기를 버리는 건 쉽지만 치우는 건 힘든 줄 압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새벽버스 타고 출근해 새벽별 보고 퇴근하며 국민 건강을 위해 고생들 하시는 것이겠죠. 마찬가지로 쓰레기가 감당할 수 없이 쌓이면 공공을 위해 과감히 치우는 결단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