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가 23일 재판에서 "위례 개발 사업으로 100억 원 정도를 만들어 2014년 지방선거 무렵에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 시장에 재선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약속이 있었다는 뜻이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의혹' 관련 배임·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남 변호사의 증인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외에도 위례 개발 사업에 대한 내부 정보를 남 변호사에게 제공해 시공사 등에 211억 원의 이익을 주고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에게 토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주는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 133억 원을 내게 한 혐의도 있다.
이날 법정에서 남 변호사는 2013년 8월 말 유흥주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만나 위례 사업으로 100억 원을 만들면 그 돈을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을 위한 선거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돈을 달라거나 쓰겠다고 한 적은 한 번 정도고 오로지 이 대표의 재선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대화도 선거를 위주로 했다"며 "(내가 2014년) 4~6월 돈을 쓰라고 한 취지는 나도 좀 잘 보이려는 의도에서 '돈을 만들어 드릴 테니 선거 때 돈을 쓰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2013년 7월 25일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와 통화에서도 유 전 본부장에게 '위례 개발 사업을 통해 4년에 100억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50억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으니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남 변호사에게 "100억 원이든 50억 원이든 상당한 금액인데 이 금액을 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나 사이의 대화에서 2014년 4월경부터 첫 번째 화두는 (이 대표의) 재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1번 과제였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2013년 7월에 위례 사업을 진행하면 자금이 회전하고, 사업을 통해서 선거 자금 등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내 생각이었고 이를 유 전 본부장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인용하며 "유 전 본부장이 시장에게 보고하겠다고 한 내용이 여러 번 언급됐는데 실제로 유 전 본부장이 위례 개발 사업에 대해서 이재명에게 보고하고 승인받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느냐"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네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이 이 대표에게 사업 승인을 받게 된 경위를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들은 적이 있으냐 묻자, 남 변호사는 "서류를 가져가서 직접 대면 보고를 했고 (이재명) 시장님이 매우 흡족해하셨다는 취지로 전해줬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승인을 받았으니 민간사업자로 확실히 내정됐다고 생각했냐"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사실상 우리가 사업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진행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2014년 4~6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 자금을 약속했고, 유 전 본부장이 이렇게 받은 수억 원의 돈 중 일부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까지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며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판 회유'에 주장에 대해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에도 재판에 출석하며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100% 사실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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