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에 나선다.
동남아시아는 '반도체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손을 내미는 곳으로 말레이시아도 수혜를 받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각으로 23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세제 혜택과 보조금, 비자 수수료 면제 등 글로벌 기술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단지 조성계획을 밝혔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반도체 설계단지 조성 계획은 반도체 조립·테스트 등 후공정을 넘어 고부가가치 분야로 나가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그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설계단지는 말레이시아 중부 셀랑고르주에 조성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는 미중 갈등으로 세계 기술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반도체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숙련된 노동력과 낮은 운영비용 등을 내세워 투자를 유치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2021년 말레이시아에 70억 달러(약 9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 건설에 나섰고,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텔은 앞서 1972년 160만달러(약 22억원)를 투자해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주에 조립공장을 설립했다.
이밖에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온,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주요 협력업체인 뉴웨이즈 등도 말레이시아에 생산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도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조립 및 테스트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1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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