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측이 법정에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권성수)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김 전 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사고 소식을 보고받자마자 현장에 나와 최선을 다했으나 보고 받은 시점에 이미 너무 늦어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고로 큰 인명 손실이 있었고 피고인인 서울경찰청장이었다는 것만으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파티를 많이 하는 날이라고 해서 군중 운집과 압사 사고를 예상하고 경찰력을 사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이 사고 가능성을 예측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변호인은 "어떤 사고가 발생한 뒤에 쉽게 '예측 가능성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는 비현실적 주장이고 상상 속에 있는 것"이라며 "전근대적 결과 책임을 에둘러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류 전 과장과 정 전 팀장 측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재판 전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고(故) 임종원씨의 아버지 임익철씨는 "김 전 청장은 서울의 치안을 책임지는 최고책임자로 참사 당시의 핵심 가해자"라며 "그날 경찰 및 지자체의 다중인파 관리만 제대로 했다면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11/20240311003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