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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진표 속속 윤곽…결과에 與野 중진 정치생명 걸렸다 [N-포커스]

뉴데일리

4·10 총선을 6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예비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격전지로 예상되는 수도권에서 여야 소속 거물급 정치인들의 대결이 주목을 받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들의 향후 정치 생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원희룡과 호각 다툴 가능성

정치권의 큰 주목을 받는 지역구 중 하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키고 있는 인천 계양을이다. 여기에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저격수'로 통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원 전 장관은 지난달 31일 계양을에 국민의힘 총선 후보로 공천을 신청하며 "민생과 경제에 우리 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유는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이 대표의 정치, 제가 그 고리를 끊어보겠다"고 말했다.

계양을은 20년 넘게 민주당 후보만 당선된 야권 표밭이지만 이 대표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55.24%의 득표율을 기록해 상대 후보에 10.49%포인트 차로 이겼다. 이 대표 직전 지역구 주인이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9.93%포인트로 이겼던 것에 비해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다. 현 정부 '스타 장관' 출신인 원 전 장관의 위세를 감안하면 이 대표와 호각을 다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대표가 패배한다면 대선가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발목 잡은 그의 사법리스크에 '방탄'이 돼줬던 의원 뱃지가 날아가게 된다. 당 대표 임기 내내 이 대표를 감싸줬던 친명 세력은 '원외 이재명'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그간 숱한 사퇴 요구에도 끝까지 공천권을 쥐고 직접 총선을 지휘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이 대표가 비례대표로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승민·나경원, 정계 복귀 '시동'

이번 총선을 발판 삼아 정치적 부활을 노리는 이들도 있다. '반윤석열' 노선을 걷다가 재야에서 머물던 유승민 전 의원이 그렇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동지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러브콜'을 거부하고 현재 소속된 국민의힘에 남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당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불출마'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유 전 의원의 '총선 활용법'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유 전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 이력을 고려해 수도권 험지에 전략 공천하는 방안이 떠오른다.

국민의힘이 검토하는 지역구 중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경기 오산이 거론된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소식에 "빅매치를 기대한다. 오시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각을 세워 소장파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던 터라 중도층에 소구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선 출신 나경원 전 의원도 중앙정치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나 전 의원은 원래 지역구였던 서울 동작을 탈환을 노린다. 21대 총선에서 같은 판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나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곳이다. 지난해 1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준비했으나 친윤계 공세로 끝내 불출마한 나 전 의원이 이번 선거로 정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기에 5선 출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동작을 출마설도 떠돌고 있다. 같은 여성 판사 출신인 추 전 장관과 나 전 의원의 대결이 성사되면 서울에서 최대 '빅매치'로 떠오를 전망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아무리 그래도 추미애를 또 내나' 하면서 오히려 민주당 심판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추 전 장관은 이번에 당선되면 6선으로 국회의장 또는 대선주자까지 노릴 법하다. 반대로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여전히 추 전 장관을 윤석열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으로 보는 시선이 팽배하다. 최근에는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저격하는 추 전 장관을 향한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추 전 장관이 선거에서 지면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경제통' 윤희숙 vs '운동권' 임종석

서울 중·성동구갑을 놓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펼칠 대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윤 전 의원과 '86세대 운동권'의 대표적 인사인 임 전 실장은 서로 출신과 이력이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학계에서 오래 몸담은 윤 전 의원에 비해 임 전 실장은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정당, 지자체, 청와대를 두루 거친 '정치꾼'으로 통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부에서 각자의 정당에 속한 윤 전 의원과 임 전 실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전 의원에 대해 "당내에서는 경력이나 배경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고 보고 호감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의원이 지난 2021년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의원직을 자진사퇴한 결단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친명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윤석열을 박탈한 진실부터 밝히라"며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 86세대를 향한 세대교체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정치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 후임으로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 마포을에서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과 맞붙는다. 정 최고위원은 이 지역에서 3선(17·19·21대 총선)을 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을 정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소개하면서 '사천(私薦)' 논란이 일기도 했다.

후보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최고위원이 김 비대위원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와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서울 마포구을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정 최고위원은 45%, 김 비대위원은 34%로 나타났다. 이어 장혜영 정의당 의원 6%, '그 외' 7%, '없다' 6%, '잘 모름' 2%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해당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51%)와 자동응답전화조사(49%)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같은 결과에 "김 비대위원이 선거 운동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11%포인트 차이까지 따라붙은 것은 굉장히 근접한 걸로 본다"며 "민주당 지지층인 4050세대에 비해 국민의힘 지지층은 주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이 선거에서 진다면 이재명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며 "정 최고위원은 정계 은퇴 압박을 받을 것이다. 운동권 권력의 종말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2/02/20240202003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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