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충격' 美 증시, 5년來 최악의 날 … "시총 3.1조달러 증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상황이 5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의 고율관세가 보복관세를 초래해 결국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79.39p(-3.98%) 하락한 4만545.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장보다 274.45p(-4.84%) 급락한 5396.52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0.44p(-5.97%) 떨어진 1만6550.61에 장을 마쳤다.

팬데믹 확산 초기인 2020년 이후 5년 만에 주요 주가지수가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나스닥 종합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약 12% 떨어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저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루 약 3조1000억달러(약 450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큰 교역국에는 추가 세율을 부과하는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장의 예상 수준을 웃돈 고율관세에 상대국의 보복관세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는 결국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뉴욕증시 투매가 발생했다.

미국 외 공급망에 생산 의존도가 큰 주요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나이키가 14.44% 급락을 나타냈고, 할인상품 유통업체 파이브빌로의 낙폭은 27.81%에 달했다. 의류브랜드 갭(Gap)도 20.29%의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 기술주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시총 1위 애플은 9.25% 떨어졌고, 엔비디아는 7.81% 낙폭을 보였다.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채권 금리도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 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0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13bp(1bp=0.01%p)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