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탄핵 왜 상상 안 하냐" … 민주당 초선들 불러 혼낸 '상왕' 김어준

방송인 김어준 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을 향해 '국무위원 전원 탄핵'을 언급하면서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치권에서는 '1인 헌법기관'이라고 불리는 국회의원이 방송인에게 지적을 당하는 모습에 '졸개'라는 지적도 나왔다.

31일 김 씨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민주당 초선 의원 강유정, 백승아, 윤종군, 이건태, 이재강, 채현일 등 6명이 출연했다. 강유정·윤종군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이날 방송에서 "한쪽에서는 국무위원을 다 탄핵해서 국무회의 기능을 중지시키고 법안 선포를 국회의장이 하도록 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를 못하게 하자고 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남지 않도록 국무위원을 전원 탄핵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국무위원 전원 탄핵을 언급한 것이다.

이건태 의원은 "국회가 그렇게 안 할 것"이라며 "최소한 한 명은 남길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재차 "4월 17일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고, 이 의원은 "우리 초선 의원들의 목적은 국무회의 무력화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4월 17일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등 헌법재판관 2명 임기 만료 전날이다.

김 씨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까지 올 줄 몰랐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도 상상을 해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전원 탄핵하면 어떻게 되냐"고 또다시 질문했다.

그러자 강유정 의원은 "국회가 탄핵 카드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 입법카드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줄탄핵'이 계속 기각 선고를 받으면서 국민의 피로도가 커지자 당내에서도 탄핵을 밀어붙이기보단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씨는 "민주당은 국회가 가진 모든 권한을 행사한 게 아니지 않느냐. 거부권을 당할 권한만 행사한 것 아니냐. 정말 모든 것을 할 각오가 돼 있느냐. 하는 시늉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170석 거대 의석으로 법안을 밀어붙여도 결국 정부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막히지 않느냐고 지적한 것이다.

그 뒤로 김 씨의 면박은 계속됐다.

이건태 의원이 "그렇다고 국회가 헌법이 정하지 않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반박하자 김 씨는 "헌법이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했느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헌법이 윤석열에게 계엄권을 줬지 않느냐. 마찬가지로 헌법이 국회에 탄핵소추와 입법권을 줬다"며 "국무위원 전원을 날리면 안 된다는 얘긴 없지 않느냐. 그건 아예 상상을 안 하는데 상상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국민의힘에선 "국회의원이 김어준 졸개냐"며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어준이 계속해서 뉴스공장에 의원들을 불러두고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으면 줄탄핵, 쌍탄핵, 입법 쿠데타하라고 한다. 한마디로 김어준표 입법 쿠데타를 자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김어준 졸개인가? 수하인가? 민주당 의원들은 김어준이 아니라 국민 목소리를 받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