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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민들은 1분 1초가 급박한 재난 현장이 정쟁 소재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지지자들의 '기부 취소'가 일어나고 심지어 자신들을 향해 비난 세례까지 이어지는 모습에 당혹스러움을 넘어 서글픔마저 표시하고 있다.
앞서 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 대표의 "씨~"로 들리는 발언이 정쟁으로 번지면서 이재민들의 한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벼슬이냐" … 李 지지자, 기부 취소 인증 행렬 이어 이재민 비난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30일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했다가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의성·안동·영양 등 피해 지역을 찾은 이 대표에게 이재민들이 반감을 드러내거나 겉옷을 휘둘렀다는 이유에서다.
한 네티즌은 재명이네 마을에 '산불 이재민들 도와주고 싶지 않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재판 끝나자마자! 이재민 위로하러 가신 이 대표에게 면전에 대고! 찢재명이니!"라고 적었다.
이어 "한 나라의 당대표에게 따지는 그들 보면서 저도 경상도지만!! 경상도는 안 되겠단 생각도 들었고!!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 글에는 "도움 필요할 때는 무슨 벼슬을 한 것처럼 득달같이 달려든다" "흠집내기 바쁜 인간들" "분노가 끓는다" 등 이재민을 향한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우려고 동분서주하는 야당 지도자를 해코지하는 것이냐" "평생 저 동네에는 기부할 일이 없을 것" "기부처를 전북 무주군으로 변경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李, "불 좀 끄러 가자"는데도 백블 강행
이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안동 이재민 대피소에 이어 27일 의성·청송·영양 소재 대피소 세 곳을 방문했다. 이재민 대부분이 이 대표를 반겼지만 일부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7일 이 대표는 영양 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 방문했다가 이재민이 휘두른 외투에 맞았다. 한 남성은 이 대표가 건물 밖으로 나와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자 "보기싫어"라고 외치며 이 대표를 향해 외투를 휘둘렀다.
깜짝 놀란 이 대표는 몸을 뒤로 빼며 피했고 주변에 있던 경호원이 남성을 제지해 상황은 정리됐다. 이 대표는 상체와 얼굴을 한 차례 맞았으나 부상 등의 피해는 없었다. 이 남성은 화재로 집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이재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청송 진보문화체육센터 산불 대피소 건물 밖에서 백브리핑을 강행했다. 그가 백브리핑을 시작하려 하자 한 남성은 "사진 촬영 다 하셨으면 지금 내 창고 불타고 있는데 불 좀 끄러 가자”고 말했다.
이 남성은 "내 창고가 3일째 불타고 있다. 3일째다"라며 "이러지 마라. 사진만 찍지 말고 불부터 좀 끄러 가자"고 거듭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게 불을 더 잘 끄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죽 답답하면 저럴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것도 뭐 자기들 나름은 잘 되게 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일 테니 잠깐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작게 "씨~"라고 읊조렸다.
이후 이 대표는 "다시 합시다"라며 언론 브리핑을 강행했다. 그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런 현장에서도 저런 정치적 행위가 벌어져서 얼마나 다급하면 저럴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불 진화' 재촉하는 이재민에 李 "씨XX"
피해 현장에서 이재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백브리핑을 강행한 이 대표가 "씨~"라고 말하자 여론은 들끓고 있다. '불 좀 끄러 가자'는 이재민의 다급한 요청을 '정치적 행위'로 간주한 것에 대해서도 피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진짜뉴스발굴단'은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이 대표가 '씨~'라고 말하는 음성이 명확하게 들린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욕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씨~'로 시작된 그 말은 무엇이었는지 이 대표는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야당 대표가 민심을 경청하기는커녕 주민의 절박한 외침을 단순한 항의성으로 치부하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욕설로 들리는 발언까지 내뱉은 것이라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을 '호흡하는 소리'라고 주장하며 해명에 나섰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산불재난긴급대응특별위원장은 28일 산불재난긴급대응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호흡하는 소리조차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데 정신 차려야 한다"며 제가 옆에 있었는데 그건 호흡하는 소리인 '쓰읍' 이 소리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대규모 산불 피해 현장에 정치인들이 방문한 것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치인들이 가서 할 수 있는 게 뭐냐. 굳이 왜 가는 건지 모르겠다" "대표로 몇 명만 가고 피해 지원이나 점검해라"라고 비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30/20250330000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