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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지역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일부 이재민이 항의하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연이어 기부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했다가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의성·안동·영양 등 피해 지역을 찾은 이 대표에게 이재민들이 반감을 드러내거나 겉옷을 휘둘렀다는 이유에서다.
한 네티즌은 재명이네 마을에 '산불 이재민들 도와주고 싶지 않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재판 끝나자마자! 이재민 위로하러 가신 이 대표에게 면전에 대고! 찢재명이니!"라고 적었다.
이어 "한 나라의 당 대표에게 따지는 그들 보면서 저도 경상도지만!! 경상도는 안 되겠단 생각도 들었고!!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글에는 "도움 필요할 때는 무슨 벼슬한 것처럼 득달같이 달려든다" "흠집내기 바쁜 인간들" "분노가 끓는다" 등 이재민을 향한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또 "도우려고 동분서주하는 야당 지도자를 해코지하는 것이냐" "평생 저 동네에는 기부할 일이 없을 것" "기부처를 전북 무주군으로 변경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안동 이재민 대피소에 이어 27일 의성·청송·영양 소재 대피소 세 곳을 연달아 방문했다.
이재민 대부분이 이 대표를 반겼지만 일부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27일 이 대표가 청송 진보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대피소 건물 밖에서 백브리핑을 시작하려 하자 한 남성은 "사진 촬영 다 하셨으면 지금 내 창고 불타고 있는데 불 좀 끄러 가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리된 후 시작하자"고 답했다.
이후 이 남성은 "누가 불 끄러 왔나. 사진 찍으러 왔지? “내가 뭐 잘못했어. 내 입으로 내 이야기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게 불을 더 잘 끄기 위한 것”이라며 “오죽 답답하면 저럴까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영양 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 방문한 이 대표를 향해 달려드는 이도 있었다.
한 남성은 이 대표가 건물 밖으로 나와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자 "보기 싫어"라고 외치며 이 대표를 향해 겉옷을 휘둘렀다.
깜짝 놀란 이 대표는 몸을 뒤로 빼며 피했고 주변에 있던 경호원이 남성을 제지해 상황은 정리됐다.
이 대표는 상체와 얼굴을 한 차례 맞았으나 부상 등의 피해는 없었다. 이 남성은 화재로 집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누리꾼들은 가수 이승환 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길도 안 잡혔는데 축제 분위기를 만드나"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이 씨가 산불 피해가 심화하던 지난 27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집회 연단에 올라 탄핵을 촉구하며 노래를 부른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민주노총과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해당 집회에는 가수 이승환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며 콘서트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국가적 재난 상황임에도 서울 도심에서 '축제형 집회'가 그대로 강행되자 일각에서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치 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가수 JK김동욱은 SNS에 "나도 음악인으로 내세울 거라곤 1도 없지만 전국이 산불로 피·땀·눈물을 흘리는 이 상황에서 사진 찍으러 가는 정치인이나 촛불집회라고 노래하는 가수 선배나 참 한심 … 할 말을 잃었다"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가수 선배는 이승환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이날 집회에 참가하던 중 "대한민국이 산불로 아프고 울고 있는데 여기서 미친 짓을 할 때냐"며 현장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행사 사회자도 "비야 멈춰라"는 발언으로 부적절한 표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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