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에 분개한 국민의힘, '반이재명'·사법부 공세 투트랙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무죄 선고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민의힘 '반(反)이재명' 대야 공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분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항소심 선고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며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27일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법부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어느 정도 털어내자 방향성을 잃게 되면서 공세의 화살을 사법부로 돌렸다.

특히 재판부가 이 대표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사진 중 일부를 떼 내어서 보여준 것은 '조작된 것'이라고 판단한 부분을 파고들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은 법원이 확대 사진은 조작이라고 하니 주정차 위반도 과태료를 내지 않겠다고 법원을 비웃고 있다"며 "이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누가 무슨 거짓말하든 단지 과장된 의견이었다고 변명하면 처벌받지 않게 되고 결국 해당 규정은 위헌 심판 없이도 사실상 사문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진을 확대한 걸 조작이라고 인정하며 골프 발언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판사들의 문해력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의 백미는 '클로즈업 사진은 조작된 사진'이라는 결론 부분"이라며 "참으로 신박하다"고 꼬집었다.

1심에서 유죄로 본 부분마저 무죄를 선고한 것은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자체에 의구심을 표했다.

권 위원장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국민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했다.

이어 "판사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좌우된다면 법원의 신뢰와 사법부 독립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번 항소심 재판의 모든 쟁점은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막대한 영향을 줬던 중대 사안이다.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판단부터 완전히 잘못됐다"며 "검찰은 신속히 대법원에 상고하기를 바라고 대법원은 하루빨리 올바른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사법부가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의심이 아닌 확신을 갖게 한 판결"이라며 "이번 2심 판결만큼은 반드시 대법원에서 바로잡길 바란다. 그래야 사법부가 권위를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결문을 읽으면서 이 글이 판사의 판결문인지 변호사의 변론서인지 잠시 헷갈렸다"며 "국민께서 보기에 무죄 결정을 내리고 나서 여기에 논리를 꿰어 맞춘 판결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결정적인 고비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워 이재명을 살려줬다"며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사법부가 오로지 한 사람 앞에서만 너그러웠다"고 지적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어제 공직선거법 판결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독특한 법리를 갖다 붙였다"며 "이 대표가 권력자라서 특별 대우를 해주는 것인가. 이재명 측은 협박한 공무원을 찾겠다며 증인 신청 몇십 명이나 했다. 이게 사실에 대한 발언이지 단순 의견 표명이라 할 수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주 의원은 "법리를 바로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2심은 엉터리 판결"이라며 "대법원은 이 사건처럼 증거 충분할 땐 파기 재판도 할 수 있다. 조속한 판단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의원도 "이번 판결은 중요한 지점마다 국민의 인식은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발언의 의미를 자르고 구기고 비틀고 마음대로 오려 붙여서 이재명의 변명에 끼워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이제 허위사실공표죄는 사문화됐다"고 했다.

그는 "밤새 판결문을 읽어봤다. 한마디로 어제 판결은 그냥 이재명 대표가 쓴 것"이라며 "이 대표가 그린 밑그림대로 판사가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한 판결"이라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오이를 예를 들겠다. 검사가 법원에 '이게 오이입니다' 그랬더니 법원에서 그걸 껍데기 다 까서 토막토막 내놓고 '이게 어딜 봐서 오이냐' 이야기하는 격"이라며 "이번 판단 기준이 유권자가 아니라 이 판결을 하는 판사, 정확하게는 이재명의 기준"이라며 "이재명이 나는 이렇다고 하니까 그것을 그대로 주장하는 그대로 복사해서 갖다 판결문에 붙여 놓은 판결"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의 판사 성향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런 판결이 나올 때마다 그 판사의 출신 지역을 보고 무슨 특정 연구회 출신인 걸 보고 이런저런 예상과 우려를 하는데 어쩌면 한 치도 빗나가지 않고 맞아 떨어지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