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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것이 헌법 기관에 대한 침탈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가 기각 판결을 내리면 횃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집권당이 헌법 파괴 중범죄자를 적극 옹호하고 또 동조하고 있다"면서 "헌재를 비난하며 위협하려는 그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 또한 헌법 기관에 대한 침탈이고 내란 행위"라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 일부는 헌재 앞에서 탄핵안이 각하돼야 한다며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절차적 정의를 위반한 흠결이 있는 탄핵 심판에 대한 선고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헌재에 대한 침탈이자 내란 행위라고 규정한 것이다.
2025년 이 대표의 발언과 달리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헌재를 압박하고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2017년 2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촛불을 들고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 헌재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기각하면 민주공화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라도 헌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당시 민주당 내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승복하겠다는 발언에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에는 (문 전 대표가) 탄핵안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와서 기각돼도 받아들이겠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같은 해 2월 13일에도 박 전 대통령 탄핵 기각 시 헌재 판결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헌재에 책임을 묻는 적폐 탄핵 절차를 시작하든 아니면 퇴진 투쟁을 시작하든 해야 되고 원래의 뿌리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2017년 2월 12일에는 경북 안동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헌재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국민의 뜻과 반하는 결론을 낸다면 헌재에 승복할 게 아니라 헌재도 퇴진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고질병인 내로남불이 전혀 고쳐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가 자신이 한 '헌재 위협'을 기억한다면 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가 하면 착한 압박이고 남이 하면 헌재 위협하는 내란이냐"면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내로남불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 대표는 자신이 했던 과거 행적부터 성찰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2/20250312000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