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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이 9일(현지시각)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을 새 당대표로 마크 카니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맞서 캐나다의 주권과 경제를 지켜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됐다.
캐나다 언론 C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니 전 총재는 이날 발표된 당대표 선거 결과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89.9%)로 경쟁자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차기 당대표로 당선됐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날 총재 선거 승리 이후 연설에서 "모두를 위한 더 강한 캐나다 건설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밤낮없이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 주 중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공식 선출돼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뤼도 총리는 1월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당대표 및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11월부터 9년 넘게 캐나다의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이민자 문제 등으로 국민 불만이 누적되면서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연립내각을 구성해온 동맹세력들이 잇따라 등을 돌리고 집권여당이 다음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트뤼도 총리는 정치적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바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한 카니 신임 대표는 2008년 2월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비교적 성공적으로 캐나다 경제를 방어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2020년에는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대중적인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그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 기조와 거리를 두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워 당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꾸준히 선두를 지켜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약 한달간 상당 부분을 면제하기로 결정한 직후 다시 '보복성' 상호관세 카드를 꺼내 들며 캐나다를 압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성 비난이 캐나다인들의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감정이 얽혀있던 트뤼도 총리가 물러나고, 카니 신임 대표가 캐나다 총리에 공식 취임하게 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전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카니 신임 대표는 지난달 말 자유당 대표 후보자 토론에서 "나는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위기관리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인 자유당의 지지율은 트뤼도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 이후 반미정서 부상과 맞물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BC뉴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해 발표하는 여론조사 트래커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1월6일 20.1%에서 이달 5일 30.8%로 반등한 상태다. 지지율 1위인 보수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같은 기간 24.1%P에서 9.5%P로 좁혀졌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0/202503100004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