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옹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치뤄 당선되면 현재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이 헌법 84조의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의해 모두 중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 때와는 정반대의 논리를 펼치고 있어 '모순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현재 2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선거법 위반 사건을 포함해 위증교사, 대북 송금, 대장동·백현동·성남FC,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등 8개 사건, 12개 혐의의 5개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하나라도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면 대통령직도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기대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당선되면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소추(訴追)는 검사의 기소만을 의미한다는 주장 대 재판까지 포함한다는 확대해석으로 갈려 있다.
다만 법제연구원의 법령용어 검색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사건의 재판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언대로 해석하면 이미 재판이 진행된 사건은 소추된 것으로 보고 불소추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통령 재직 중에는 형사상 재판이 중단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소추, 즉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하는 것으로 '공소제기'와 '공소 유지 수행'을 모두 포함한다"며 "불소추 특권이 있는 대통령은 재직 중에는 기존의 형사 재판도 중지되는 것이 헌법과 법률 규정상 당연하다"고 말했다.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 선고는 일단은 아무리 빨리한다고 하더라도 6월은 넘어가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면서 "항소심도, 굉장히 빨리했는데도 4개월이 넘었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만약에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해 대선 결과 후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어떻게 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고 하면 저는 그다음 재판은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쪽 인사들도 연신 이에 동조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 "당선되면 그 다음날 취임, 그럼 내란외환을 빼면 기소를 못해"라고 언급하고, 최욱 MC는 "(이재명 대표 사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이거는 기소가 된 건이잖아요"라고 반문하자 "재판이 스톱된다. 임기 마칠 때까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지난해 6월 논란이 일자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소추를 '공소제기'와 '공소수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에 대해서는 재임 중 공소제기와 공소수행이 불허돼 재판이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7년엔 안 된다더니 이제와 말바꾼 민주당
앞서 같은 논란이 한 번 있기는 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19대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시장이 대상이었다.
홍 시장은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홍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선 후보로 나설 당시엔 대법 선고가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홍 시장과 경쟁을 하던 친박계 인사들과 민주당 쪽에서는 '당선돼도 재판받는 대통령'이라고 지적하며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일단 아시다시피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 후보 자체가 여러 가지 결격 사유가 있다"면서 "현행 헌법 84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재직 중 외환, 내환의 죄를 범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있지만 홍준표 후보는 재직 중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이미 정치인 시절에 있는 행위로 기소돼 1심 유죄판결 받고 항소심에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있는 판결이라 대법원에서 파기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사실상 대통령직 상실되는데, 이러한 불안정한 후보에게 보수 세력이 결집하는 것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민주당 당 대표까지 역임했던 인물의 주장이었던 만큼 민주당 전체의 의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조국 전 대표도, 민주당 측 교수들도 '불소추특권' 적용 안된다 한목소리
심지어 이때는 민주당 측 입장을 대변하던 교수들도 대거 "홍준표는 당선되어도 대법원 판결로 직을 상실한다"고 답변했다. 그 학자들 대다수는 현재 이재명 쪽에 서있다.
대표적으로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소추는 기소의 의미로 좁게 봐야 한다"면서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정지하거나 중단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 간사를 지낸 임 교수는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특권 조항인데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면서 "넓게 확대 해석하면 권한 남용을 정당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두고도 헌법 84조 논란이 일자 당시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퇴임 후 박 대통령을 소추하기 위해서는 재임 중 시급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헌법은 '소추'만 불가능하다고 했을 뿐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임 중이라도 소추가 아닌 수사나 재판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헌법재판소 역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이 검찰이나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한 점을 '중대한 법 위배행위'의 논거로 제시함으로써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에 있어 '수사절차로부터 면제까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법조계 한 인사는 "현재 민주당은 이재명의 당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당헌·당규도 이 대표를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대통령이 됐으면 재판 중단도 허락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니 점차 다수설이 돼 갈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8/20250228002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