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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이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개혁신당이 허은아 대표 측과 친(親)이준석계로 쪼개진 것은 이 의원의 리더십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수습할 생각은 없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발상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 의원은 과거 바른미래당과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소속 정당에서 분란의 중심에 선 전례가 있어 그의 정치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차기 대선 출마를 사실상 확정 짓고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선거가 확정되고 예비후보 등록이 될 때까지 공식적인 사무실을 운영할 수가 없다"며 "그렇기에 준비 모임 성격의 모임을 빈번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대선 출마 준비에 나섰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바른미래당과 미래통합당, 개혁신당 등을 거치며 보인 그의 행보를 통해 이미 리더십의 한계가 증명됐다는 것이다.
우선 바른미래당 시절 당시 최고위원이던 이 의원은 '당 쇄신'을 명목으로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당무 보이콧'을 했다. 미래통합당 시절인 2020년에는 36세 최연소 당대표로 당선되고도 당심을 얻지 못해 꼬박 1년 만에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이 의원은 당무를 접어두고 잠적했다.
개혁신당 내홍 사태도 비슷하다. 개혁신당 내홍은 지난해 12월 허 대표의 김철근 당시 사무총장 경질 사태로 촉발돼 한 달이 지나도록 수습은커녕 양측 간 진실 공방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급기야 허 대표 측은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같은 당 이준석·천하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사기·횡령·배임 혐의를 조사해 달라고 의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의원은 당 내홍 수습보단 대선 출마 준비에 열중해 측근들로부터도 민심을 잃어가고 있다.
이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김종인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총선 이후 그다지 접촉이 없었다. 그런데 자기(이 의원)는 별 뜻 없는데 마치 내가 '대선 후보 되라고 했다'라는 식으로 한동안 얘기하더라"면서 "이번에도 나하고는 전혀 얘기 없이 자기 혼자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도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대사를 치르려면 자기 울타리부터 깨끗하게 정리해 놓고 나가야 하지 않는가"라며 "근데 지금 뭐 하는 난리냐. 대선 가도에 스스로 재를 뿌리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가는 곳마다 분란이 있었다"며 "지금 개혁신당 사태도 수습이 안 되는 지경인데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반성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의 관계자도 "이 의원이 자신의 의지만큼 진짜 역량이 있는 건지 점점 의문이 든다"며 "지금 봐도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당 내홍을 수습할 생각은 안 하고 대선 출마만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의원이 가는 곳은 늘 시끄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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