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 … 트럼프 '인하압박' 안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제 부흥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인하 조치는 없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 이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금리를 연 4.25~4.5%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1.5%p로 유지된다.

연준은 "실업률이 최근 몇 달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됐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 중"이라며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대체로 균형 잡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월, 11월, 12월에 각각 금리를 0.5%p, 0.25%p, 0.25%p 인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는 전반적으로 강하고 우리의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한동안 현 수준에서 금리 동결이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고용 증가세, 명목 임금 증가율 완화 등 노동시장의 균형 잡힌 상황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금리 인하 요구를 위해 접촉했는 지에 대한 질문에 파월 의장은 "아직 아무런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의 독립성이 보장될 때 국민의 이익을 위해 목표를 달성할 최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새 행정부의 압박에도 금리 결정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채택할 지에 따라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인상, 감세, 이민자 추방 등의 정책은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