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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구독취소"…설 연휴 유행하는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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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윤수호

"몰래 구독취소"…설 연휴 유행하는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 꿀팁

n.news.naver.com

명절 맞이 알고리즘 '정화'…"몰래 싫어요 눌러라" "분기마다 해줘야"
사실무근 의혹·혐오표현 범람하는 유튜브…"보수·진보 문제 아니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열린 '내란선동, 폭동주도 전광훈 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광훈 목사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5.1.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원본보기

20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열린 '내란선동, 폭동주도 전광훈 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광훈 목사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5.1.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최근 특정 성향 유튜버들의 주도로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옹호하거나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내용의 영상이 범람하면서 부모님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정화하려는 자식 세대들이 '꿀팁'을 공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개인의 '확증 편향'을 부추긴다고 지적하면서도 "유튜버를 탓할 게 아니라 '왜 이렇게까지 사회가 분열됐는가'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몰래 '싫어요' 눌러라", "분기마다 해줘야" 꿀팁 공유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고 모 씨(27)는 이번 설 연휴 고향에 내려가 아버지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몰래 바꿀 생각이다. 고 씨는 "아버지가 계엄 사태 이후로 대화방에 '부정선거의 진실', '중국인에 점령된 선관위' 같은 영상을 올린다"며 "계속 특정 유튜브만 보시는 거 같아 오랜만에 뵙는 김에 초기화를 해드릴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온라인상에는 '유튜브 알고리즘 바꾸는 법'을 정리한 글도 화제다. '몰래 영상 싫어요를 눌러라' '채널 추천 안 함 버튼을 활용하라' '분기마다 계속해 줘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천에 사는 장 모 씨(30)는 "남편이 보내준 꿀팁 글을 보고 재밌기도 하고 주변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가 많아 대화방에 공유한 적이 있다"고 했다.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유튜브상에 단순 의혹에 불과한 것을 사실인 양 퍼뜨리거나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의 영상이 봇물 터지듯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남동 관저에서부터 보수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국민 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구독자 162만 명인 한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은 지난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서부지법 난리 났다'는 내용의 영상으로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xx들 참교육갑니다" 욕설·혐오 표현으로 돈벌이하기도


보수 진영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보로 분류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혐오 표현을 담은 영상이 유포되는 경우도 넘쳐난다.

특히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인근에선 보수집회를 참교육하겠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혐오 표현을 보수 지지자들을 향해 스피커로 크게 틀고 라이브 방송을 하며 '슈퍼챗' 수입을 올리는 진보 성향 유튜버도 등장해 경찰이 곤욕을 겪기도 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원본보기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경북 구미가 고향인 김 모 씨(25)는 "집안에서 아버지만 유일하게 진보 성향인데 종종 친척 대화방에 유튜버 김어준 씨 영상을 올리면 분위기가 싸해진다"며 "몇 년 전 부정선거 음모론을 처음 제기한 게 김어준 씨 아니었냐"고 했다.

양쪽의 극단적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영상으로 조회수를 올리며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발부한 지난 1일 대표적인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하루 만에 약 759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유튜버 탓할 게 아니라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돌아봐야"


전문가들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안정한 사회상이 반영된 세태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국에서는 안심하고 싶어 하는 본능 때문에 계속 자기 취향에 맞는 정보만 찾고 싶어 하고, 알고리즘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며 "보수든 진보든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메신저인 유튜버를 탓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수용자들이 왜 부정선거라는 합리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을 믿게 되었는지 그 사회적 맥락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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