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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백묘론' 띄우며 덩샤오핑 되고 싶은 이재명 … 정작 추진 정책은 마오쩌둥식

뉴데일리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그게 흰 고양이든 까만 고양이든 회색 고양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해당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 슬로건인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나라'와 민주당이 새로 내건 슬로건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표가 직접 취지를 설명하면서 나왔다.

이 대표는 "알면서도 제가 쓰자고 했다"며 "탈이념, 탈진영의 실용주의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쓰던 구호면 어떻나. 좋은 구호면 쓰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은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인용한 것으로, 이 대표도 실용주의자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덩샤오핑은 중국의 정치인으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했다. 민생을 살리는데 공산주의냐 아니냐를 따지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보수 실용주의'를 앞세워 외연 확장을 꾀하는 등 차기 대권 행보를 준비해 왔다. 대표적으로 '금투세 폐지'를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여야 합의로 통과됐던 금투세를 이 대표가 폐기한 것이다. '친(親)기업적' 행보를 보이며 재계와의 접촉도 늘렸다.

지난해 11월 이 대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배당소득 분리 과세'를 요구하는 재계 요청에 "배당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바 있다.

보수 원로들과의 만남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만나 "정권을 잡으면 정치 보복의 고리를 끊겠다"며 "그런 걸 선언하는 것 자체가 교만해 보일 수 있지만 분명한 건 누군가 끊어야 된다는 것이다. 기회가 되면 당연히 제 단계에서 끊어야 한다. 아니면 모두가 더 불행해지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의 민주당은 위기에서 좌파 본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일명 '카톡계엄' 사태에서 이런 모습은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당은 지난 6일 당내에서 가짜뉴스를 신고하는 플랫폼인 '민주파출소'를 개설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커뮤니티,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내란선전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선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단순히 퍼 나르는 일반인이어도 단호하게 내란선동이나 가짜뉴스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상대 진영에서 유포하는 가짜뉴스를 정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가짜뉴스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자당에 유리하면 정보로, 불리한 내용은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여당으로부터 나왔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옥죄는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정치"라며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논란이 커지며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쇄도했지만 이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이 가짜뉴스에 기생하고 가짜뉴스에 기대서 이 나라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당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반드시 이 사회에서 퇴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라는 결과가 연달아 나오자 민주당은 지난 20일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하며 자신들이 실체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불리는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선관위가 규칙으로 정하는 여론조사 기관·단체의 등록 요건을 법률로 정하고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정기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여론조사까지 검열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론조사까지 검열하겠다는 민주당은 민주정당이 맞느냐"라며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국민은 숨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겹치며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타개책으로 내놓은 민생 정책도 좌파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 대표의 브랜드 정책인 지역화폐·전국민지원금 등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추경 규모를 최소 20조 원으로 잡고 '슈퍼 추경'을 정부·여당에 요구하고 있다.

전국민지원금은 1인당 25만 원씩 전 국민에게 지역화폐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이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내세운 공약이다. 그러나 해당 공약은 윤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혔다. 처분적 법률로 위헌이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세금 13조 원가량이 소모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효과도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20년 한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발행으로 2260억 원의 경제적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덩샤오핑을 표방하지만 정작 내놓는 정책은 마오쩌둥과 닮았다는 평가다. 마오쩌둥은 홍위병을 결성해 공산당을 장악하는가 하면, 문화대혁명을 통해 중국의 지식인을 탄압했던 인물로 불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머리는 덩샤오핑처럼 하고 싶은데 행동은 자기의 정체성을 정확히 드러내는 마오쩌둥식으로 한다"면서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이 대표의 막사니즘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22/20250122003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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