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20일 창당 1주년을 맞은 개혁신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몸싸움'까지 벌이며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 이기인·전성균 최고위원, 김철근 전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회의 직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이던 이주영 의원 해임 무효 및 최고위원회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개혁신당 최고위회의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정재준 비서실장과 조용진 대변인 등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측 당직자들과 천 원내대표 측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천 원내대표가 이기인 최고위원, 김 전 사무총장 등과 함께 허 대표, 조대원 최고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소환제 요청서와 임시 전당대회 소집 요구서 각 1만6000여 장이 담긴 상자를 손수레에 싣고 최고위회의장에 들어서려 하자 당직자가 막아선 것이다.
허 대표 측이 물러서지 않자 이기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의 출입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허 대표가 회의장 안에서 출입하게 하라고 지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고위회의 내내 신경전은 계속됐다. 천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총의가 담긴 요청서를 가지고 최고위원회의장에 입장하려 하는데 당대표 측근이라는 분들이 물리적으로 저지하려고 한 것에 굉장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허 대표는 "서명 절차가 있으면 청구 절차도 있다. 당헌·당규에는 당무감사위원회에 이 부분을 청구하게 돼 있다. 당원에 대한 확인 절차도 사무처가 하게 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최고위회의 후에도 허 대표 측과 천 원내대표 측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경선 개혁신당 서울시당위원장이 회의장에 있던 서류를 챙겨나가려고 하자 허 대표 측이 이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정국진 대변인과 이 위원장은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이 위원장은 정 대변인을 향해 "입 닫아" "국어 실력도 안 되는 애" 등의 발언을 내뱉었다.
이 위원장과 허 대표 측 관계자는 거친 몸싸움 끝에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비를 내는 2만여 명의 으뜸당원 중 75% 가까운 이들이 당원소환제와 임시전당대회 개최에 동의했다. 당원들 의사는 충분히 확인됐다"며 "이제 절차를 막으려고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모습까지 나온다. 그냥 절차대로 가면 안 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허 대표는 이날 오후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거대 양당의 부패한 권력에 맞서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국민께 진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먼저 공당으로서의 면모, 공당다운 면모를 갖춰야 한다. 개혁신당이 대한민국 정치에서 중심을 잡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물리적인 충돌까지 벌인 만큼 개혁신당의 약속과 다짐은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거대 양당의 폐해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독자 행보를 택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뭘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며 "몇명 되지도 않는 정당이 저렇게 사분오열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힘들다"고 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20/20250120002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