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서울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폭동이 일어나자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후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입장문에서 "오늘 새벽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했던 상황을 전해 듣고 놀랐다"며 "특히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이 옥중 입장문을 낸 건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물론 개인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며 "경찰도 강경 대응보다 관용적 자세로 원만하게 사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국정 혼란 상황에서 오로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이러한 정당한 목적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절차에서 최선을 다해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과 정당성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구속적부심사 청구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공수처 "尹에 '20일 오전 출석' 재통보"
윤 대통령은 서울서부지법 주말 당직법관인 차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19일 새벽 2시 50분쯤 구속됐다.
차 부장판사가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 다수가 몰려와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깨부수며 난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검사 9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서울서부지검에 차리고 주요 가담자들을 전원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후 2시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공수처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금일 중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내일(20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20일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강제인치(강제연행)나 구치소 방문 조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에 체포돼 한 차례 조사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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