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나] 나라 거덜내는 포퓰리즘
입력2004.08.20. 오전 10:10
그런데 무엇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나. 포퓰리즘의 한글 번역이 쉽지 않다. 민중주의 또는 인기 영합주의라고 해서는 포퓰리즘의 실체와 내용이 잘 잡히지 않는다. 번역한 한 마디 단어의 뜻이 실체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면 포퓰리즘 아래에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르헨티나의 포퓰리즘은 페론주의라고도 불리는데, 국민 편가르기와 이를 통한 항상적인 민중의 정치 동원, 광장 정치가 페론주의의 최대 특징 중의 하나이다. 민중과 기득권층, 착취자와 피착취자, 부자와 빈자, 반개혁의 노병(老兵)과 젊은 개혁파로 편을 가르고, 노병들이 지금까지 차지했던 자리를 이제는 개혁파들이 차지할 것이라며 페론주의 청년동맹이라는 것을 만들어 이들을 끊임없이 정치집회에 동원했던 것이다.
그래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오월 광장에는 거대한 초상화와 깃발이 등장하고 연극과도 같은 한밤중의 횃불 집회 속에서 그들은 자기 자신을 깨끗하게 하는 일종의 종교적인 ' 정화'(靜化) 의식을 치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정치투쟁이 일상화하고 사회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경제든 교육이든 다른 모든 것들은 정치에 종속하게 된다. 정치가 아닌 다른 무엇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제3의 길을 내세웠다. 나치도 파시스트도 아니고 양키도 마르크스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페론주의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페론에 반대하는 자는 곧 민중의 적이다. 그 가운데에서 그들은 이 민중의 적들의 힘과 부를 끊임없이 과장하여 민중들에게 굴욕감과 증오심을 느끼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민중들을 오월 광장으로 불러모았으며, 반미 자주의 구호 아래에 외국인 소유 대기업을 국유화했다.
페론의 노조 매수는 2단계로 나눠져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파업을 부추기고 노사협상을 노조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중재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법안 통과를 통해 노조결성 전면 허용, 사회보장제 전면 실시, 무료 교육 전면 실시를 제도화하는 한편 저소득층을 위한 대대적인 주택건설계획을 수립하고 근로 학생들에게는 시험 전 1주일간의 유급휴가를 주었으며, 노동자들의 휴가에는 여행경비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해주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아르헨티나 사상 최초로 정부 요직에 임명된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한 것이 2차대전 중 아르헨티나가 연합국에 판 농축산물의 수출대금이다. 페론 자신의 말 그대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는 금괴가 가득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 금괴가 바닥이 나면서 페론의 정치생명도 끝나게 되고 아르헨티나의 경제도 끝나게 되는데 정치행사의 일상화 속에서 산업기반이 무너져내려앉아 버린 것이다.
노동이 스트라이크를 하고 정치가 스트라이크를 하니까 자본도 스트라이크를 한 결과이다. 이 경우 노동의 스트라이크가 파업이고 정치의 스트라이크가 사법부와 언론사, 인텔리에 대한 공격이었다면 자본의 스트라이크는 투자 기피와 해외 도피의 형태로 전개된다. 자본과 두뇌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노조 매수를 위해 국부가 탕진되면서 나라 전체가 거덜나게 된 것이다.
페론은 제3의 길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마피아였음이 그의 사후 드러나고 있다. 반미 민족 자주, 반자본의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들었지만 실제로는 미국 마약 마피아, 나치와 파쇼 잔당들과 커낵션 맺고 있었고, 그들의 돈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노동자와 권력을 매수했던 것이다. 빈민들로부터 성녀로까지 추앙받던 에바 페론 역시 클레오파트라의 보석보다 더 많은 보석을 갖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가진 자에 대한 갖지 못한 자의 분노와 증오를 권력의 기본 동력으로 삼으면서 사실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를 모두 속인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한 것이다.
칼 마르크스는 나폴레옹 3세의 대관식 때 '역사는 되풀이된다. 그러나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 다음에는 소극으로'라는 말을 하고 있다. 페론의 포퓰리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 이 또한 역사의 블랙 코메디일 것이다.
최병권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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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을 넘어서 기본적 상식이 없는거 같아.
에바 페론이 누군지도 모를듯
ㅋ ㅋ ㅋ ㅋ ㅋ ㅋ 내로남불 처하네
내로남불을 넘어서 기본적 상식이 없는거 같아.
에바 페론이 누군지도 모를듯
입법독재랑 국회 폭주는 ?
이재명은 계엄 이전부터 브라질 룰라랑 비교하면서 검찰 연성 쿠데타라고 말하던데,
증거가 없는 브라질 룰라와 이재명을 동일선에 두는게 맞나 싶다.
증거가 없고 조작됐다고 말하는데 그럼 조작된 증거를 국민이 알기 쉽게 홍보 좀해봐라 선동만하지 말고ㅋㅋ
이재명 원래 뻔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