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조국 수호-퇴진 집회' 때 양측 시위대의 규모를 편파적으로 왜곡보도했던 공영방송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체포 찬-반 집회' 보도에서도 △양측의 자료화면을 바꿔 내보내거나 △어느 한쪽의 주장을 부각해 소개하는 편파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에 따르면 KBS '뉴스5'는 지난 11일 전화 연결을 통해 △대통령 관저와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와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소식을 보도하면서 각각의 현장 상황을 담은 자료 영상을 내보냈다.
그런데 탄핵 반대 집회를 소개하는 리포트에 '탄핵 찬성 집회 화면'이 나갔고, 탄핵 찬성 집회 소식을 전하는 리포트에 '탄핵 반대 집회 화면'이 나갔다는 게 미디어특위의 지적이다. 이 같은 오류 화면은 10여 초간 전파를 탔다.
미디어특위는 "이처럼 KBS가 탄핵 찬성 집회 장면과 탄핵 반대 집회 장면을 아예 바꿔서 자막을 달아 보도하면서 탄핵 찬성 집회 사진은 인파가 많아 보이고, 탄핵 반대 집회는 한산해 보이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이는 명백한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제14조(객관성) 위반으로, 즉시 방심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방심위는 "해당 보도에 대한 민원이 총 6건 접수돼, 조만간 전체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논란이 일자 KBS는 지난 12일 '뉴스9'를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김현경 '뉴스9' 앵커는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려 잘못된 화면이 나간 자세한 경위를 파악해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취하는 건 물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후 공식 사과문을 올린 KBS는 "조사위원회를 통해 관련 뉴스를 제작하고 진행한 영상 편집자, 뉴스 진행자 및 담당 데스크를 모두 조사해 업무 과실이 드러날 경우 회사 사규에 따라 엄중히 조처할 것"이라며 "찬성과 반대가 나뉘는 사회적 쟁점 사안을 다룰 경우 엄정하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하겠다"고 공언했다.
◆"'탄핵 반대' '탄핵 찬성' 모두 국민의 목소리"
MBC의 경우 양측 집회를 보도하면서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한 소개는 줄이고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만 인터뷰를 하는 등 노골적으로 편향된 보도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강명일)은 12일 <팩트를 왜곡하는 MBC뉴스의 시위보도를 고발한다>는 제하의 성명에서 "지난 11일
뉴스데스크의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이번엔 반드시 체포해야">라는 기사는 제목부터 매우 편향적이었고, 양 집회를
소개한 비중도 한쪽으로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해당 집회를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를 참조하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탄핵 반대 집회 규모(오후 3시 기준 3만2000명 / 경찰비공식 추산)가 광화문 동십자각 앞 탄핵 찬성 집회
규모(오후 4시 기준 1만5000명, 경찰비공식 추산)보다 두 배 이상 많았는데, 해당 리포트의 총 분량(125초) 중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한 언급은 단 14초, 한 줄 반으로 소개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찬성 집회와 관련해서는
3번의 시민인터뷰를 실은 반면, 탄핵 반대 집회와 관련해서는 단 한 명의 시민인터뷰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그동안 양쪽 집회 참가자들을 고르게 인터뷰했던 BBC 등 외신 리포트와 너무 다른, 극도로 편향적인 구성"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뉴스데스크는 탄핵 찬성 시위를 소개할 때는 '구호가 울려퍼졌습니다'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라는 식으로
시위자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술어를 사용한 반면, 탄핵 반대 집회와 관련해서는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소추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등의 단어를 사용해 편향적 시각을 노골화했다"고 분석했다.
MBC노조는 "이러한 보도 태도는 지난 4일
도심 집회를 다룬 중계 리포트에서도 똑같이 반복됐다"며 "당시 MBC는 민노총의 탄핵 촉구 집회 인원을 주최 측 추산으로
2만5000명이라고 소개한 반면,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를 소개할 때는 '극우집회를 이끌어온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도
합류했습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주최 측 추산 집회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이 외에도 MBC는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욕설을 내뱉으며 경찰 질서유지선을 넘어뜨린 뒤 밀어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지적한 반면, 민노총
시위자가 경찰 머리를 무전기로 가격한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민노총을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경찰의 체포 조치를 비판하는 민노총의
입장을 싣는 편향보도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공권력을 유린하는 폭행에 대해 무비판적인 보도를 한 이유에
대해선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뉴스데스크는 집회 시위 보도에 있어서 눈에 띄게 형평성을 잃은
보도를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은 정치에 대해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 객관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 모두 동등한 국민의 정치적 목소리로, 공영방송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13/20250113003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