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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재회를 기다리오" … 포드 전 대통령이 남긴 추도사

뉴데일리

"재회를 기다리고 있소. 우린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지 않소."

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는 1976년 대통령선거에서 맞붙었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추모사가 낭독됐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06년 향년 93세로 별세한 포드 전 대통령은 생전에 카터 전 대통령 앞으로 추모사를 남겨뒀다.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추모사를 보내도록 하자'는 퇴임 후 수십년간 우정을 유지했던 두 전직 대통령간의 약속이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사를 미리 준비해뒀다.

포드 전 대통령은 아들인 스티븐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1976년 대선 당시를 회상하면서 "우리는 서로 소중한 친구가 되기 전까지 정적으로서도 서로를 존중했다. 이는 공유하는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지미가 내 성질을 건드린 적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서로 신경을 안 건드리는 정치인이 있겠느냐"고 농담하며 "그는 내 정치적인 약점을 잘 알고 있었고, 성공적으로 지적해냈다"고 회상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부통령이었던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였던 카터 전 대통령과 포드 전 대통령은 한때 욕설과 비난을 주고받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포드 전 대통령을 향해 "도덕적, 정치적, 지적으로 파산했다"고 비판했다. 공격 과정에서는 "무능하다"는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포드 전 대통령은 "그때는 대선 결과가 얼마나 깊고 오래가는 우정을 가져다줄지 몰랐다"면서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과정을 소개했다.

1981년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안와르 사다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가는 과정에서 악연을 씻고, 나중에는 서로의 추도사를 먼저 써 둘 만큼 깊은 친분을 다졌다.

그는 "나는 카이로까지 긴 비행이 얼마나 어색할지 걱정했으나, 돌아오는 길은 그리 길지 않았다"며 "지미와 내가 정치를 초월한 우정을 쌓은 곳은 대서양 건너편 어딘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두 대통령은 대통령 도서관을 건립하는 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드는지에 대해 함께 한탄했고, 이 기금을 대부분 개인적으로 모금해야 한다는 데 막막한 감정을 공유했다고 한다.

포드 전 대통령은 "우리는 경쟁의 열기 속에서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게 가혹한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가족과 신앙에 관해 이야기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백악관 이후의 삶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주 짧은 기간 지미 카터와 나는 라이벌이었다"며 "그러나 그 후 수년간 쌓은 우정은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 이후 두 명의 대통령으로서 우리를 결속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포드 전 대통령은 "정직과 진실함은 지미 카터라는 이름과 동의어"라며 "카터에게 정직은 그가 열망하는 목표가 아니라 영혼의 일부였다"고 그를 추모했다.

마지막에는 카터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면서 무덤에서 보내는 편지처럼 마무리해 조문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10/20250110002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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